[BIFF]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 임권택 감독 “영화 인생 60년, 가장 큰 버팀목은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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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편이 넘는 작품을 만들고도 아직 대표작이 없어요.”

‘아시아 영화의 거장’ 임권택 감독은 자신의 영화인생을 “영화가 좋아 영화만 좇아 살았다”고 요약했다.

7일 오후 3시 30분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지하 1층 소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 감독은 자신의 영화인생을 한 마디로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영화가 좋아 영화만 좇아 살았던 삶
102편 찍었지만 내세울 대표작 없어
1978년 작 ‘족보’ 개성 드러낸 첫 작품
무속 소재 영화 못 만든 건 아쉬워
봉준호 감독 ‘기생충’ 완성도 최고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수많은 국제영화제 수상을 바라는 많은 이들의 기대로 인해 스스로 열패감에 빠지거나 자책하는 등의 시간도 있었죠. 그래도 영화가 좋아 영화만 만들며 산 한 인생이었습니다.”

60년이 넘는 영화인생을 거치면서 102편의 영화를 만든 그이지만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영화가 없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2002년 칸영화제에서 영화 ‘취화선’(2002)으로 감독상을 받았다”며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 수상덕분에 체면은 세웠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작품 ‘족보‘(1978)에 대한 특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그래도 작품 ‘족보’가 임권택만의 독특한 개성을 드러낸 첫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36년 전남 장성에서 출생한 임 감독은 1961년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데뷔해 2014년 ‘화장’까지 60여 년간 영화 102편을 연출했다. 쉬지 않고 영화를 만들며 아시아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같은 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천재 화가 장승업의 삶을 다룬 영화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임 감독은 2005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명예황금곰상을 수상하는 등 가장 한국적인 소재로 가장 세계적인 성취를 이룬 감독 반열에 올랐다.

올해 임 감독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인 최초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이 상이 앞으로 영화를 만들어 갈 날이 남은 후배들에게 가는 게 더 적절했지만 기분은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 감독은 “이제는 영화인생과 멀어진 나이인데 이런 상을 받았다”며 “저는 그냥 끝난 인생에서 공로상 비슷하게 받는 것 같아서 좋기도 하지만 활발하게 생이 남은 분들에게 가야할 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남은 자리를 후배들에게 양보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는 ‘무속’에 관한 영화를 만들어보지 못해 아쉽다는 소감도 전했다. 그는 “102편을 만들었기 때문에 어지간한 건 다 찍었다”며 “하지만 우리 무속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었으면 했는데, 한국 사람들의 종교적인 심성에서 그 안의 무속이 주는 것들 이런 거를 영화로 한번 찍어봤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차기작에 대해서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고 전하면서, 최근 가장 완성도 있게 본 영화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을 꼽았다. 임 감독은 “칭찬을 잘 안 하는 편인데 직접 봉 감독에게 잘 봤다고 전화를 했다”며 “전반적으로 한국영화가 수준이 높아서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세와 더불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강세로 극장을 찾는 관객이 적어지는 데 대해서는 ‘영화의 힘’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의견도 전했다. 그는 “위안과 재미는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지점이다”며 “영화의 힘이 다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면 또 극장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인생 전체에 있어서 가장 큰 버팀목으로 그의 아내 채혜숙 씨를 꼽았다. 임 감독은 “별로 수입도 없어서 넉넉한 살림이 아닌데 잘 견디어 줘서 영화감독으로 대우받도록 해 준 아내에게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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