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부일영화상] 독립영화 두각 보인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상업영화들 트로피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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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이무영 영화감독

2021 부일영화상 본 심사는 지난해와 달리 상업영화 여러 편이 다양한 부문에 걸쳐 두각을 나타내는 결과를 낳았다. 그중 류승완 감독이 ‘군함도’ 이후 4년 만에 선보인 ‘모가디슈’는 작품상 등 5개 부문을 차지했고, 이준익 감독은 ‘자산어보’에서의 탁월한 연출력을 바탕으로 감독상을 차지했다.

이는 ‘벌새’(2018)나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 등 저예산독립영화들이 크게 두각을 나타냈던 지난해 본 심사와는 판이한 결과다. 아마도 그 이유는 지난해 초 갑작스러운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으로 영화산업이 위축됨에 따라 투자·배급사들이 굵직한 상업영화 개봉을 미루면서 작품 면에서 인정받을 만한 우수한 상업영화들이 빛 볼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의 사회로 진행된 본 심사는 활발한 토론 속에 매우 빠른 속도로 13개 본상 수상자와 작품, 유현목영화예술상 수상자를 결정지었다.

‘소리도 없이’의 유아인과 ‘모가디슈’의 허준호가 압도적 표 차이로 각각 남우 주·조연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과 달리 여우 주·조연상 투표는 박빙을 보였다. 영화 ‘콜’에서 독특한 사이코패스를 연기한 신예 전종서가 ‘세자매’의 문소리를 1표 차로 누르며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세자매’에서 문소리의 언니로 열연한 김선영은 ‘발신제한’의 아역 이재인과 ‘자산어보’의 이정은을 가까스로 제치며 여우조연상의 행운을 거머쥐었다.

신인연기상 두 부문은 모두 독립영화의 신인연기자들을 주목했다. ‘잔칫날’에서 아버지 장례 비용 마련을 위해 남을 웃겨야하는 코미디언 역의 하준과 ‘어른들은 몰라요’의 이유미가 각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미술·기술상 트로피는 영화 ‘승리호’의 시각효과 팀에 돌아갔다. 한국영화의 기술적 진보에 기여한 점을 심사위원들이 높이 평가한 결과였다.

영화인으로서 가장 큰 영예의 상이랄 수 있는 유현목영화예술상 수상자로는 5월 11일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영화사 씨네2000 이춘연 대표가 선정됐다. 훌륭한 인품과 리더십으로 영화계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 왔던 고인의 업적을 기리는 데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이 뜻을 모았다.

2021 부일영화상은 현재 대한민국 주류영화계의 큰 흐름을 조명함과 동시에 도전적인 독립영화의 기백까지 잘 반영한 결과물이다. 이번 심사는 코로나로 휘청거리는 상황임이 분명하나 그래도 한국영화의 미래가 매우 희망적임을 확인한 소중한 이벤트였다.

이무영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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