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격리’ 후 ‘색에 대한 강렬한 욕망·영감’으로 표현한 회화적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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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작가의 ‘격리해제’ 전시장 전경. 홍티아트센터 제공

자가격리의 경험이 작품이 됐다.

홍티아트센터 입주작가 릴레이 개인전 ‘사라지다, 살아지다’ 일곱 번째 전시로 김도희 작가의 ‘격리해제’가 13일까지 부산 사하구 홍티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김 작가는 자기 경험을 기반으로 인간의 유기체적 특성과 원초적 물질감각의 관계를 파악하는 작업을 한다. 김 작가는 설치, 영상, 퍼포먼스, 글쓰기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작업을 해왔다.

김도희 작가 개인전 ‘격리해제’
홍티아트센터서 13일까지 전시

이번 전시는 김 작가가 코로나19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면서 겪은 ‘자가격리’ 경험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부산에서의 첫 외출에서 코로나 밀접 접촉자가 되어 2주간 자각격리를 했다. 격리해제 당일 그는 설치 도색팀이 남기고 간 페인트를 발견하고 충동적으로 거대한 콘크리트 벽에 그림을 그리고 다시 덮었다. 그는 자가격리 후 자신이 겪은 색에 대한 강렬한 욕망, 색이 나타나고 이미지가 생겨나는 회화적 표현에 대한 충동이 일어나는 상황에 흥미를 가졌다.

김 작가는 “거대한 벽을 오르내리면서 단단한 콘크리트 벽 위에 매끄럽고 축축한 원색의 페인트를, 오로지 페인트 롤러만 이용해서 칠하고 바르는 기분은 색을 바로바로 나타나게 하는 매우 강렬하고 싱싱한 즐거움이었다”고 말한다. 이것은 표현과 접촉을 차단당했던 작가에게 자신의 몸이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전시장은 전체 벽면과 바닥까지 페인팅이 되어 있다. 전시장 바깥 벽에 설치한 모니터에서는 격리 기간 동안 작가가 쓴 일지와 작업의 과정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김 작가는 “벽의 그림은 원색들간의 충돌을 만끽한 순간 순간과 행위의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에는 작가가 쓰고 남은 페인트가 남겨져 있어 관람객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격리해제’라는 전시 제목처럼 ‘그림’과 사회적 거리를 지키거나 접촉이 금지되지 않는다. 김 작가는 “오늘날 우리의 몸은 코로나로 인한 통제와 금지에 오랜시간 적응 중에 있다”며 “이번 전시가 물질적 체험으로서의 회화를 통해 일종의 마비 상태에서 빠져나와 놀고 접촉하며 감정을 해소하는, 말 그대로 ‘격리해제’의 감각적 경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051-263-8661.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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