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몸통’ 부른 검찰… 윗선 드러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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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화천대유의 ‘몸통’ 김만배 씨를 소환 조사한다. 검찰은 김 씨를 소환해 화천대유의 설립부터 수익 분배 과정 등 사건 전반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씨가 과거에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의 소유주를 언급한 정황을 파악하고 ‘윗선’ 규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만배 씨 오늘 피의자로 소환
유동규 전 본부장과 결탁 여부
돈 전달 경위·로비 정황 등 조사
천화동인 1호 ‘그분’ 규명 총력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11일 김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김 씨는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에게 대장동 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혜택을 받는 대가로 개발 이익의 25%를 주기로 약정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수익이 천정부지로 뛴 뒤 김 씨가 유 전 본부장 측에 700억 원을 주기로 하고, 실제 5억 원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씨를 상대로 유 전 본부장과의 결탁 여부와 돈 전달 경위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김 씨와 유 전 본부장의 ‘윗선’ 규명에도 나선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대화 녹취록에 김 씨가 “천화동인 1호가 내 것이 아닌 것을 잘 알지 않느냐”고 말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와 정 회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2019~2020년께 위례신도시 개발 민간사업자인 위례자산관리 대주주 정재창 씨가 ‘3억 원 뇌물 사진’을 보여 주며 150억 원을 요구하자 대책 회의를 열었다. 당시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가 “천화동인 1호 배당금(1200억여 원)에서 일부 부담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고, 김 씨는 “그(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다. 너희도 알지 않느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씨는 ‘그분’의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김 씨가 지목한 ‘그분’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씨가 유 전 본부장보다 네 살이 많은 데다, 유 전 본부장이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었던 만큼 의사 결정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이 지사를 가리킨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검찰은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 담긴 각종 로비 정황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녹취록에는 김 씨가 정치인과 법조인,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에 로비 명목으로 350억 원을 사용했다는 정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과 별도로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8일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이 창문 밖으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던져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고발장을 접수했다.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의 주거지 주변 CCTV 화면 분석과 탐문 조사를 진행해 한 시민이 가지고 있던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경찰은 해당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휴대전화를 주워간 시민과 유 전 본부장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압수수색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술을 마시고 휴대전화를 집어던졌을 뿐 증거 인멸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가 경찰에 넘어가면서 이번 의혹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조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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