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의회 이명원 의장 “갈등에 책임… 사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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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의회 3선 중진인 이명원 의장이 임시회에서 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여야 의원 동수로 갈등이 지속된 상황에 책임을 느낀다는 것이 이유다.

임시회에서 공개 입장 표명
여야 9 대 9, 사사건건 갈등
“정치적 행보” 해석도 나와

해운대구의회는 지난 8일 열린 임시회에서 이 의장이 의장직 사퇴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민주당 소속으로 반여 1·4동에서 3선을 연임한 그는 제8대 의회 전·후반기 구의회 의장뿐만 아니라 부산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의장직 사퇴 여부는 구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의장직 사의 표명은 여야 대립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구의회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이 9명씩 동수로, 의사 결정이 쉽지 않은 구조다. 올해는 3차 추경안 심의, 공동주택 리모델링 지원 조례안, 행정사무감사 특위 연장 등을 두고 갈등이 지속됐다.

이 의장은 “여야 동수인 상황에서 사사건건 충돌이 나타났고, 개인적인 이해관계로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도 있었다”며 “기초의회마저 당의 논리대로 움직이니 의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여지가 없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이어 “책임을 통감하며 사퇴 이후 의회가 주민을 바라보고 협치를 하는 모습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운대구의회 A 의원은 “여야가 팽팽한 상태에서 협의가 잘 안 되니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계속 싸우기만 할 수는 없으니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인 듯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정치적 행보를 고려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오랜 시간 지역에서 기반을 닦아온 이 의장은 예전부터 민주당 해운대을 지역위원장 물망에 오른 인물이다. 이에 대해 그는 “의장직 사퇴와 전혀 상관 없는 문제”라며 “예전부터 나온 하마평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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