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니싱’ 데르쿠르 감독 “유연석 캐스팅 이유는 오로지 연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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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올 로케, 20일 만에 촬영 완료”

“프랑스 사람으로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돼 정말 감동스럽고 영광입니다.”

할리우드 배우 올가 쿠릴렌코와 유연석이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은 영화 ‘배니싱’의 드니 데르쿠르(사진) 감독이 8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다시 찾았다. 그는 8일 오후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3년 영화 ‘약속’으로 BIFF를 찾았던 데르쿠르는 한국에서 올 로케이션한 로맨스 스릴러 ‘배니싱’으로 돌아왔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2008) 등으로 유명한 올가 쿠릴렌코와 유연석이 각각 전직 외과의사와 형사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예지원은 통역사를 연기하며 뛰어난 프랑스어 실력을 선보였다.

데르쿠르는 유연석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첫 번째 이유는 훌륭한 배우라서”라며 “작업을 위해 많은 배우를 만나봤는데, 정말 연기를 잘했다. 잘생긴 것도 있었지만 그건 주요한 이유는 아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음악을 전공해 오케스트라 수석 비올리스트·음대 교수 등으로 일했던 그는 영화도 음악처럼 만든다고 한다. 데르쿠르는 “스릴러 영화 각본 작업은 음악적이라 생각한다. 긴장이 고조되고 해소되는 부분, 긴장이 어느 정도 해소될 때 새로운 긴장이 시작되는 것 등이 작곡을 할 때도 쓰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작업을 진행한 소감에 대해 데르쿠르는 “좋은 면만 있었다. 한국엔 오래된 영화 산업과 문화가 있다”며 “특히 처음 BIFF에 왔을 때 놀랐던 것이 관객들의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젊은 시네필들이 영화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었다. 영화 때문에 많은 국가를 다녀봤지만 한국 같은 곳은 찾을 수 없었다”고 감탄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시작된 촬영은 20일 만에 끝났다. 데르쿠르는 “촬영기간은 20일이었다”며 “유연석이 장편 영화를 20일 만에 촬영한 적이 없다고 제게 말하더라. 그래서 제가 배우들에게 ‘서로를 믿어야 한다. 배우는 감독을, 감독은 배우를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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