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마이 카’ 하마구치 감독 “코로나 탓 부산 촬영 불발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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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부터 로케이션 장소로 부산 찜”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의 배경은 부산이었을 겁니다. 2019년 부산에서 로케이션 헌팅을 다니며 여러 장소를 보고 참 마음에 들었는데, 언젠가 꼭 부산에서 영화를 찍어 보고 싶습니다.”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칸 영화제 각본상), ‘우연과 상상’(베를린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2편이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받으며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사진) 감독의 말이다. 하마구치 감독은 지난 8일 오후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산과의 인연을 밝혔다.

그는 2019년 BIFF 와이드 앵글 부문 심사위원을 맡아 부산을 찾은 적이 있고, 같은 해 ‘드라이브 마이 카’의 주요 배경을 부산으로 설정하고 한동안 부산에서 영화 촬영 장소를 찾아다녔다.

하마구치 감독은 “주인공인 배우 겸 연출가 ‘가후쿠’가 국제연극제에서 작품을 연출한다는 설정인데, 영화의전당을 연극의전당으로 바꿔 부산국제연극제가 개최되는 공간으로 하려고 했다”면서 “영화 속 또 다른 인물인 ‘미사키’가 ‘가후쿠’를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인 쓰레기 처리장으로 데려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은 부산의 큰 산에서, ‘가후쿠’와 ‘다카쓰키’ 두 사람이 차 안에서 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광안대교에서 촬영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드라이브 마이 카’의 주요 배경은 일본 히로시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니었다면 부산 배경의 일본 영화를 관객이 만날 수도 있었다. 그는 “최근 한국영화의 융성을 보면서 한국에서 촬영하면 한국의 영화 제작 방식과 과정을 통해 배울 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일본 내에서는 도로를 자유롭게 주행하면서 영화를 찍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도 부산이 적합하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 속에는 한국 배우 3명이 꽤 중요한 역할로 등장한다. 이날 박유림, 진대연, 안휘태 배우가 참석해 객석에서 인사하기도 했다.

‘우연과 상상’은 단편 3편으로 구성돼 있는데, 하마구치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걸작이다. 서로 다른 이야기임에도 묘하게 연결되는 느낌을 받게 되고, 배우들의 호연도 인상적이다.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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