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 고아’ 14만 명 넘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 등의 영향으로 14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고아가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팀은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지난해 4월부터 올 6월까지 보호자가 사망한 18세 미만 미성년자 수를 파악했다. 그 결과 14만 2367명이 기본적인 보살핌을 제공하는 부모와 조부모, 양육 자격을 가진 보호자를 잃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미국 미성년자 500명 중 1명꼴로 보호자를 잃은 것과 마찬가지다.
연구팀에 따르면 특히 고아 위기에 놓인 미성년자 중에는 유색·소수 인종 아이들 비중이 컸다. 부모 등 1차 보호자를 잃은 미성년자 중 65%가 유색·소수 인종으로 나타났다. 특히 뉴멕시코,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미국 남부 주에서는 1차 보호자를 잃은 미성년자 중 최대 67%가 히스패닉이었다. 앨라배마,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등 남동부 주에서는 보호자가 사망한 사례의 최대 57%가 흑인 가정이었다. 아메리칸 인디언 원주민이 거주하는 사우스다코타, 뉴멕시코, 몬태나, 오클라호마, 애리조나주를 기준으로 보면 원주민 출신 미성년자의 최대 55%가 보호자를 잃었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주민 미성년자가 코로나 때문에 부모나 조부모를 잃을 가능성은 백인과 비교해 4.5배 높았다. 이번 연구를 이끈 CDC 수잔 힐리스 박사는 “아동, 청소년기에 보호자를 감염병으로 갑자기 상실하면 정신건강 등 다양한 문제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아동, 청소년에 대한 지원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국립보건원은 연구 결과에 대해 “코로나 대유행으로 많은 아이가 고아 신세가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코로나 2차 비극으로, 긴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