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극단주의 테러 막겠다” 미국 “인도적 차원 지원하겠다”
카타르 도하서 첫 고위급 회담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탈레반이 미국과의 첫 고위급 대면 회담 이후 “인도적 원조 등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지난 9~10일 이틀간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과 고위급 대면 회담을 가졌다. 이는 올 8월 탈레반이 아프간 정권을 장악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미국과 탈레반의 대면 회담이다. 탈레반 대표단은 아미르 칸 무타키 외교부 장관이 이끌었고 미국 대표단에는 국무부, 국제개발처, 정보기관 인사가 포함됐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아프간 안보와 테러, 인권, 인도적 지원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10일 회담이 끝난 뒤 “도하 회담은 잘 진행됐다”면서 “탈레반 정권 인정과는 연계시키지 않기로 하고 미국으로부터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아프간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를 풀어달라고도 미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아프간 중앙은행이 미국 연방중앙은행 등에 예치한 자산을 동결한 상태다. 아프간 측 자산은 90억 달러(10조 4000억 원)로, 이 중 70억 달러(8조 1000억 원)가 미국에 예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탈레반으로부터 아프간 영토에서 벌어지는 테러를 억제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탈레반은 테러세력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며 미국 요구를 수용했다. 탈레반 대변인 수하일 샤힌은 AP통신에서 “아프간 영토가 극단주의자들에게 이용당하도록 두지 않을 것임을 미국에 확신시켰다”면서 “미국과 협력 없이 독립적으로 이슬람국가(IS)를 타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IS는 올 8월 26일 카불공항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해 약 170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지난 8일에도 쿤두즈시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자폭테러를 벌여 100명 이상 숨졌다. 11일에는 아프간 수도 카불의 세레나 호텔과 그 일대에 ‘테러 위험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국무부와 영국 외무부는 “안전상에 위험이 있다”며 자국민의 대피를 촉구했다.
미국은 이날 회담에서 지난해 1월 납치된 마크 프레릭스의 석방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