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래시장 활성화, 동래구청이 걷어차겠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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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인 동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옥상을 활용하는 ‘동래시장 900 프로젝트’가 동래구청의 무관심으로 사업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올해 6월 부산시의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한 7억 원은 동래구청이 올해 안에 교부 신청을 하지 않으면 불용 처리돼 사라지게 된다. 예산을 따 놓고도 구청의 무관심으로 ‘동래시장 활성화’가 무산될 위기라니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다. 코로나19 위기가 1년 반 이상 계속되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이 겪는 어려움이 어느 때보다 큰데, 굴러들어 온 복까지 걷어차 버리는 구청이 아닌가 싶어서다.

시 예산 확보하고도 구청에서 요청 않아
사업 주도권보다는 주민 위한 행정돼야

주지하다시피 동래시장은 조선 시대 동래읍성 오일장에서 유래해 일제강점기 때 상설시장이 된 곳으로, 1919년 3월에는 부산 독립만세운동의 시발점이 되는 등 유서 깊은 장소다. 1937년 지금의 위치로 동래시장을 옮긴 뒤에는 대형 화재를 겪고 건물 전체가 타 버리는 아픔도 있었지만, 무던히도 지켜 온 까닭에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했다. 하지만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시장은 쇠락했고, 수십 년간 비어 있던 옥상 공간에다 어떻게든 사람의 온기를 채워 넣기 위해 고민하던 중 부산시의회 박민성 의원 주도로 ‘동래시장 900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예산까지 확보하게 된 것이다. 동래시장 상인들이 하루빨리 사업이 진행되기를 원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런데 김우룡 동래구청장이 내놓은 답변이 가관이다. 동래시장 프로젝트와 관련된 사항은 그동안 언론 보도를 통해서만 접했으며, 사업 계획 등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전달받은 바가 없어 사업 가능성을 검토해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 시의원은 관련 내용을 직간접적으로 충분히 전했다고 반박하고, 구청이 애초부터 추진 의사가 없었던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항간에 떠도는 말처럼 이번 사업을 주도한 시의원에 대한 구청 측의 마뜩잖은 감정 표출이 아닌가 싶어서 크게 우려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래시장 상인들이 원하고, 예산까지 책정됐다면 ‘얼씨구나, 잘됐다’는 마음으로 더 발 벗고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지금이라도 구청은 보다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 주길 바란다. 실질적으로 상인들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행정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박 시의원이 관련 사업 내용을 구청 측에 전달했다 안 했다를 따질 게 아니라 이 프로젝트가 사업성이 있는지 구청에서 먼저 챙겨 볼 수도 있지 않은가. 박원청 동래시장 번영회장의 말처럼 시장은 사람이 북적여야 한다. 구청이 시장에 더 큰 도움은 못 줄지언정 훼방을 놓아선 곤란하다. 어렵게 예산을 확보하고도 구청의 무관심 행정으로 사라지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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