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년 질질 끈 롯데타워, 이번엔 반드시 착공하라
부산시가 최근 20년 넘게 지지부진한 중구 중앙동 부산 롯데타워의 구체적 실행 계획을 요구한 데 대해 롯데 측이 이달 말까지 이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동안 시민들의 강력하고 줄기찬 요구에도 이를 회피해 온 롯데 측의 지난 행태를 보면 이번에도 썩 믿음이 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롯데 측이 2019년 이후 2년 만에 처음 내놓은 공식 입장이라니, 앞으로 어느 정도 성의 있게 대처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사실 부산시민의 불신이 이토록 깊게 쌓인 것은 전적으로 롯데 측이 자초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엔 부산시의 책임도 만만찮다. 이번에도 또 용두사미로 끝난다면 시민들도 더는 가만히 있지 않을 성싶다.
롯데, 이달 말까지 실행 계획서 제출 약속
부산시도 공동 책임, 조기 착공 독려해야
롯데타워 건립과 관련해 그동안 롯데 측이 보인 행태는 속된 말로 ‘양치기 소년’이라고 표현해도 달리 할 말이 없을 듯하다. 롯데 측은 107층의 마천루 호텔 등을 짓는다고 하면서 2000년 11월 처음 허가를 받았다. 벌써 20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착공은커녕 주거 시설 등 온갖 조건을 걸면서 무려 9차례나 설계 변경을 했다. 그러는 사이 수익 시설인 백화점 건물만 2009년 말 임시사용 승인을 받은 뒤 고층부 공사는 10년 이상 아예 관심 밖이다. 돈 되는 시설 개장에만 열을 올리고, 당초 약속한 부산 랜드마크 건립은 안중에 없는 것이다. 착공 6년 만인 2016년 완공한 123층 서울 롯데월드타워와 비교하면 너무 딴판이다.
롯데 측은 이번 실행 계획서에 착공과 완공 등 구체적인 일정을 명시할 것이라고 한다. 그룹 차원에서 이를 약속했다고 하니, 예전과 다른 기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여전히 물음표를 거두지 않는다. 벌써 일부에선 “롯데 측의 희망 고문이 또 시작됐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2019년에도 2022년 완공을 약속했지만, 공수표로 끝났다. 롯데가 이처럼 약속을 식은 죽 먹듯 뒤집는 것은 부산시에도 큰 책임이 있다. 시의회의 지적을 수차례나 받았음에도 시는 매번 행정상 편의를 봐주며 끌려다니기만 했다. 그 결과가 20년 허송세월이다. 그러니 시민들이 시의 결탁 의혹까지 제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번에야말로 롯데타워의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 여론에 떠밀려 계획서를 제출한 뒤 또 시간만 끌다가 유야무야되는 일은 정말 시민을 놀리는 일이다. 롯데 측은 계획서만 덜렁 내놓을 게 아니라 이를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위 또는 조치도 함께 내놔야 한다. 시민들이 그동안 요구해 온 롯데쇼핑의 부산법인화 등을 비롯한 여러 방안을 생각해 볼 만하다. 이와 함께 부산시도 착공 일자만 무한 연장하는 안일함을 버리고, 원도심 부활의 큰 틀에서 확고한 의지를 롯데 측에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롯데타워에 관한 한 시와 롯데 측은 공동 책임임을 알아야 한다. 정말 이번에는 시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