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고, 거리 두기로 한밤엔 줄었지만 저녁엔 늘었다
2018년 말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낸 운전자의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치를 강화하는 게 개정안의 주요 골자였다.
세상은 이 둘을 묶어 ‘윤창호 법’이라 부른다. 2018년 9월 25일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교차로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대학생 고 윤창호 씨를 기리기 위함이다.
윤창호 법에 주춤했다 다시 고개
코로나 장기화로 경계심 풀리며
8월 사망자 작년 2명 올해 6명
부산경찰청 단속 수위 높일 방침
윤창호의 친구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 달라’고 호소한 게 법 개정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결국, 세상을 떠난 윤창호 씨를 대신해 윤 씨의 이름을 딴 법이 세상 빛을 보게 됐다. 윤창호 법의 등장은 음주 운전을 ‘도로 위 살인 행위’로 보는 국민적인 인식 전환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윤창호 법이 시행된 이후 현장에서는 꾸준히 음주운전 사고가 감소세를 보여 왔다. 2018년 윤창호 법 시행 이후 1년간 전국적으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2195건. 2017년 2921건에 비해 24.9% 줄어든 수치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윤창호 법 시행 직전이던 2017년 27건이던 것이 시행 1년 차에는 13건, 2년 차에는 16건으로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부산에서도 윤창호 법의 효과는 현재 진행형이다. 2021년 8월 현재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420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518건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상태다. 부상자 역시 642명으로 지난해 828명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법 개정 이후 나아진 모습에도 음주운전 근절은 요원하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피해는 매년 비슷한 사이클을 보이며 다시 고개를 든다. 보통 3월 행락철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다시 여름 휴가철이면 증가하는 식이다.
올해 부산에서는 영업시간 제한 등의 영향으로 심야와 새벽 시간대 음주사고의 비율은 줄었다. 그러나 오후 퇴근 시간 무렵부터 자정까지 사고 비율이 오히려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잠시 주춤했던 음주운전 사망자 수가 늘어난 것도 고민거리다. 매년 8월 기준으로 부산의 음주운전 사고건수와 부상자는 줄고 있지만 사망자는 되레 늘었다. 2017년 10명이던 음주운전 사망자 수는 2018년 8명, 2019년 7명으로 줄곧 하향세를 보이다 지난해인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야외활동이 급감하면서 2명까지 줄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야외 활동에 대한 경계심이 풀리면서 사망자 수는 다시 6명을 늘어났다.
부산경찰청은 지금도 수시로 진행 중인 일제 음주단속을 연장하고, 연말연시에는 복합식 단속기를 도입해 한층 더 단속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권상국 기자 ksk@
이 기사는 부산경찰청과 부산일보 공동 기획으로 마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