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아파트서 난데없는 방화 사고 같은 아파트 사는 소방관 초기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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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에 부산 연제구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지만 같은 아파트에 사는 전·현직 소방관의 초동 조치 덕분에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10일 오후 10시 40분께 부산 연제구 거제동 한 아파트 5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약 30분 만인 이날 오후 11시 13분에 꺼졌고, 방과 거실이 불에 타 소방 추산 180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이 불로 집주인 60대 A 씨는 오른팔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A 씨의 부인과 이웃 1명은 연기를 마셨다. 아파트 주민 45명이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10일 연제구 아파트서 화재
전·현직 소방관 덕에 피해 줄여

경찰은 집주인 A 씨가 거실에서 자신의 옷가지에 불을 붙여 화재를 낸 것으로 보고 현주건조물방화죄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은 자신이 불을 질렀다는 A 씨 자백도 확보했다. 경찰은 용의자 A 씨의 화상 치료가 마무리되는 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과 소방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발화 지점을 확인하기 위해 12일 합동감식을 벌인다.

한편 이날 불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전·현직 소방관이 초기 진화 등에 나선 덕분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두 소방관은 모두 다른 동에 살고 있지만, 바깥에서 ‘불이야’ 라고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듣고 대응에 나섰다.

현직 소방관 임태준(45) 소방위는 옥내 소화전을 이용해 초기 진화에 나섰고, 옥상 대피로를 이용해 주민들을 이동시켰다. 임 씨는 “평소 소방훈련 교육을 맡고 있어 화재 현장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를 잘 알고 있다”며 “입주민 한 분께 집집마다 대피 안내를 해달라고 부탁드렸고, 그 분 덕에 많은 주민들을 대피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년퇴직한 소방관 이철호(61) 씨도 주민들의 대피를 유도하고 소방차를 화재 현장으로 안내했다. 이 씨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며 “소방관이라면 누구나 나섰을 것이다”고 말했다.

손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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