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레저 수요 느는데… 쪼그라드는 트렁크에 ‘소비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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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인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출시한 신차들의 트렁크가 좁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골프백이 탑재된 BMW ‘530e’. 부산일보DB

최근 제네시스 준대형 세단 ‘G80’를 구입한 50대 회사원 A씨는 골프 라운딩을 위해 4명이 만나서 한 차로 가기로 했다가 낭패를 봤다. 골프백 3개에 보스톤백 2개가 겨우 실린 때문이다. A씨는 “기존에 보유했던 구형 그랜저의 경우 골프백 4개에 보스톤백 4개까지 탑재됐는데 한 급위의 G80으로선 의외였다”고 말했다.

국·외산 신차 구입자들 “좁다” 불평
배터리 탑재·후륜 구동·납작한 차체
여러 가지 이유로 적재 공간 좁아져
“넓힐 수 있는 방안 고민해야” 목소리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여행 등이 어려워지면서 부킹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골프 인구가 급증하고, 레저 바람까지 불면서 차량 구매시 트렁크 공간이 주요 항목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 신차를 구입한 이들 사이에선 트렁크 공간이 좁다는 불만이 적지않다.

트렁크 공간이 줄어드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최근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탑재, 고급차 수요로 인한 후륜구동 모델 증가, 최근 디자인 트렌드인 ‘로앤와이드’로 납작해진 차체 등이다. 4인이 한 조로 라운딩을 하는 골프의 특성상 국내 고객들은 아직도 차를 살때 골프백 몇 개가 실리는지를 먼저 따질 정도인데, 이런저런 이유로 트렁크 공간이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A씨가 탄 G80의 경우 후륜모델이어서 트렁크 공간이 좁다. 지난 7월 출시된 G80 전동화 모델은 배터리 탑재로 트렁크 안쪽이 불룩 솟아있어 골프백 2개가 겨우 실린다.

최근 국내 선보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는 차급이 중형이상인데도 G80 전동화 모델과 상황이 비슷하다. BMW ‘530e’와 메르세데스-벤츠 ‘E300e’가 대표적이다. 회원수 60만 명이 넘는 BMW 최대 동호회인 ‘BMW 마니아’에선 530e의 골프백 탑재갯수를 놓고 한때 회원들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대형백은 대각선으로 한 개 실리면 끝이라는 한 회원의 주장에 다른 회원이 트렁크내 전기차 가방을 떼어내고 가로로 실으면 한 개가 더 실린다며 탑재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전용 전기차는 트렁크가 다소 여유있다. 테슬라 ‘모델S’는 캐디백 4개, 보스톤백 4개가 실리고, 현대차 ‘아이오닉 5’도 골프백 3개를 밑에 깔면 위에 1개를 더 올릴 수 있다.

SUV는 대체로 골프백이 3~4개 실리는데 예외도 있다. 중형 SUV인 제네시스 ‘GV70’는 골프백 2개가 겨우 탑재된다. 지난해 출시된 랜드로버 ‘디펜더90’는 차체 길이를 줄이다 보니 트렁크 공간이 좁아 골프백 하나도 싣기 힘들다.

반면 차체에 비해 의외로 골프백이 많이 탑재되는 차량도 있다. 토요타의 4세대 프리우스는 차체가 작아보이지만 트렁크 아래에만 골프백 3개가 실린다. 이 위에 드라이버를 빼고 골프백 한 개를 더 얹을 수 있다. 배터리가 탑재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트렁크 공간을 획기적으로 넓힌 때문이다.

파워트레인 탑재 높이를 10mm 낮추면서 소형화한 하이브리드 배터리 탑재공간을 트렁크 밑에서 뒷좌석 아래로 옮기면서 무게중심을 약 20mm 낮췄다. 또한 늘어난 전장 60mm 가운데 35mm를 트렁크 바닥 길이를 늘리는데 할애했다.

골프동호회 한 회원은 “골프 시장이 크지 않은 유럽에서 생산된 차들의 경우 트렁크 공간을 중요시 여기지 않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면서 “프리우스 사례처럼 트렁크 공간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있는 만큼 이를 위한 업체들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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