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방 신세’ BIFC 황소상, 제자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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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까지 정문 쪽으로 이전

12일 BIFC 정문 앞에서 황소상의 이전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다.

‘뒷방 신세’로 설움을 겪던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의 황소상이 제자리를 찾는다. 한국거래소는 부산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 뒷마당에 있는 황소상을 이달 말까지 정문 쪽으로 옮기기로 하고, 현재 이전 설치 작업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주식시장에서 황소(Bull)는 상승장, 곰(Bear)은 하락장을 상징한다. 한국거래소 부산 본사와 서울 여의도 사옥에 각각 황소상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유독 부산의 황소상은 사랑은커녕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 왔다.

부산 황소상의 고난사(史)는 2014년 말 한국거래소 본사가 기존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남구 문현동 BIFC로 이전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거래소는 범일동 구(舊) 본사 건물 앞에 있던 황소상을 BIFC로 옮겨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존 황소상은 크기가 작을뿐더러 소가 아닌 돼지를 닮았다는 외모(?)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기존 황소상을 부산시에 기증하고 새 황소상 제작을 결정한다.

하지만 이번엔 한국거래소 외 BIFC에 입주한 다른 금융기관들이 황소상 설치를 반대했다. 결국 2층 정문이 아닌 건물 반대편 1층 출입구(후문)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새 황소상을 설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부산시민들과 BIFC를 찾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황소상의 위치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처럼 뒷방 신세로 전락한 황소상을 정문으로 옮겨온 데에는 지난해 12월 취임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역할이 컸다. 손 이사장은 취임 이후 황소상 위치에 대한 시민 여론을 접하고, 직접 BIFC 입주기관을 다시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BIFC 입주기관 등으로 구성된 BIFC 총괄관리단은 최근 황소상의 위치 변경을 승인했고, 이달 말까지 정문으로 황소상을 이전키로 한 것이다. 글·사진=김종열 기자 bell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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