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전 감독 ‘푸른 호수’ 또 하나의 ‘미나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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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푸른 호수’ 한 장면. BIFF 제공

“‘푸른 호수’는 가족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민자 문제라기보다는 인권의 문제이고 영화를 통해 이 이슈가 알려져서 해외 입양인 시민권자법이 꼭 통과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계 미국인 저스틴 전 감독은 이렇게 강조했다. 전 감독은 12일 오전 11시 온라인으로 열린 ‘푸른 호수’ 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푸른 호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 섹션 초청작이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안토니오는 백인 아내 캐시, 의붓딸 제시와 넉넉하지는 않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안토니오가 과거에 저지른 잘못 때문에 가족을 두고 한국으로 추방되면서 벌어진 일을 그렸다.

미국 입양 한국인 추방 소재
“가족의 가치·인권 문제 다뤄”

저스틴 전 감독은 ‘트와일라잇’(2008) 시리즈에 출연해 배우로 먼저 이름을 알렸고, 최근에는 연출도 겸해 미국 독립영화 축제인 선댄스영화제가 사랑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푸른 호수’에서 전 감독은 안토니오로 열연했다.

전 감독은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백인에게 둘러싸여 사는 사람으로서 ‘내가 왜 미국에 있는 걸까’라고 항상 생각했다”면서 “입양아는 아니지만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우리의 이야기, 한국인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아내 캐시 역할은 할리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웨덴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툼 레이더’(2018) 등 출연)가 맡았다. 전 감독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고 나서 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 아내 역할을 맡아달라고 편지를 썼다”면서 “알리시아의 이전 스웨덴 영화를 보고 그가 한과 정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고 말하지 않아도 전달되는 무형의 한과 정을 표현해달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영화 내용은 다르지만 한국계 미국인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제2의 미나리’로도 주목받고 있다. 전 감독은 ‘미나리’(2020)에 나오는 윤여정 배우와도 작업한 경험이 있다. 그는 “부산에서 (애플 티비 드라마 시리즈) ‘파친코’를 촬영할 때 윤여정 선생님과 작업했는데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점을 타협하지 않는 분이셨다”며 “내면은 굉장히 친절하고 개방적인 분이어서 앞으로도 함께 촬영한 경험을 소중히 간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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