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쾌유 코로나
이대진 디지털미디어부 뉴콘텐츠팀장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일상회복위)’가 13일 출범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민관합동으로 구성된 일상회복위에서는 사회적 여론을 수렴해 단계적 일상회복의 로드맵을 그리게 된다. 경제민생, 교육문화, 자치안전, 방역의료 4개 분야에 걸쳐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새롭게 설계하는 역할이다. 위원회의 활동을 응원하면서도 미래가 쉬이 그려지지 않는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 처음 가보는 길에, 과연 우리는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을까.
일상회복위 출범…‘위드 코로나’ 시대 성큼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기, 또 한 번의 도전
‘늦은 배웅’ 위로·공감 반응서 희망 엿보여
일상회복 앞서 피해자 향한 편견 회복부터
돌이켜보면 지나온 길도 비슷했다. 2년의 ‘코로나 시대’ 역시 처음 겪는 일이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마스크 공급 대란부터 방역지침 혼선, 불안정한 백신 수급 등 여러 혼란 속에서도 우리는 지혜를 모아 대안을 찾았다. 거리두기 단계도 수차례 조정으로 적절한 기준을 마련했다. 그런데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다. 코로나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다. 코로나19의 가장 큰 피해자인 사망자와 유가족,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 이들을 가해자처럼 여겨온 왜곡된 시선은 얼마나 바로잡혔을까.
<부산일보>가 올봄부터 선보인 ‘늦은 배웅-코로나19 사망자 애도 프로젝트’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사회적 재난의 피해자들에 대한 낙인과 혐오를 어떻게 공감과 위로, 연대로 바꿔낼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늦은 배웅’ 여정은 최근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공개하며 1막을 내렸다. 코로나 유가족, 기저질환 사망자, 요양원 간호사, 장례지도사 등 코로나 쓰나미를 온몸으로 겪어낸 이들의 사연에 독자들은 1000여 개 메시지(댓글)를 남겼다. 인터랙티브 페이지 ‘추모의 벽’에 실린 마디마디 글귀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의 희망을 엿본다.
qodu****/ 실제 피해자 가족의 자세한 이야기와 그 심정을 보도한 글은 처음이네요. 읽는 동안 가슴이 저릿했네요.
gree****/ 기사 좋습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네요.
no40****/ 늦은 배웅 프로젝트를 기획해주신 부산일보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확진자 몇 명, 사망자 몇 명. 숫자로만 코로나를 접해온 이들은 ‘사람의 이야기’에 한마음으로 위로를 보내왔다.
jung****/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누님의 인생을 응원하겠습니다.
isyb****/ 유가족께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빠를, 남편을 너무 일찍 보낸 그 마음. 뭘로도 위로가 되진 않겠지만...
csle****/ 같은 선원생활을 경험한 기관사입니다. 가족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덕분에 유가족도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jhs4****/ 아무에게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슬픔. 어느 한 곳에서나마 동생의 죽음을 기억해주셔서 가슴 한편을 다독일 수 있었습니다. 늦은 배웅 프로젝트가 있어 구멍 난 가슴 두드리며 숨죽여 우는 마음이 조금 위안이 되었습니다.(고 김길현 씨 누나 경숙 씨)
전국 1호 코호트격리 시설인 서린요양원을 향한 변화는 특히 극적이다. ‘집단발병 시설’이란 낙인 속에 차별과 싸워온 이들에게도 응원 글이 쏟아졌다.
dolg****/ 책임감, 이런 분들 상 줘야 하지 않나요.
kim1****/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서린요양원 식구들 고생하셨습니다.
mira****/ 여러분은 진정한 애국자입니다.
유가족을 대신해 마지막 배웅을 하는 장례지도사를 향한 여론도 달라졌다.
gree****/ 존경하는 직업군입니다. 정성을 다해 마지막 가시는 길을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복 많이 받으시길 진심으로 기원 드립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엔 더 자주 더 가까이 코로나를 접하게 될 테다. 나와 주변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과 아픈 이들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은 같은 갈래다. 코로나 피해자를 ‘감염병 전파자’ 혹은 ‘가해자’로 타자화하는 마음도 방향을 조금만 돌리면 바꿀 수 있다. 일상회복위에서 마련할 ‘위드 코로나’ 로드맵의 성패도 이를 따르는 구성원들의 마음가짐에 달렸다. 코로나 피해자의 빠른 회복을 바라는 마음이 모여야 비로소 일상의 빠른 회복도 가능하다. 사망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먼저 어루만져야 사회 곳곳의 코로나 생채기도 빨리 아물 것이다. 진짜 일상의 회복을 위해, 더 근본의 역할이 우리 앞에 놓였다. 공감과 위로, 치유와 연대의 길 어디쯤...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