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심한 인도서도 가부장적 사고와 이별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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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에서 만난 영화인] 레바나 리즈 존 감독

영화 ‘여성 전용 객차에서’를 연출한 레바나 리즈 존 감독. 김영훈 인턴기자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죠.”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와이드앵글 부문 초청작 ‘여성 전용 객차에서’는 평범한 여성들의 삶과 시선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 ‘여성 전용 객차’ 연출
통근열차 타는 여성 34명 인터뷰

영화를 연출한 인도 출신 레바나 리즈 존 감독은 12일 해운대구 시네마운틴에서 진행한 <부산일보>와 인터뷰에서 “불과 50여 년 전만 해도 여성들은 투표권을 달라고 요구해야 했다”며 “지난 수십 년 동안 세상이 조금 달라졌는데, 이 과정에서 여성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영화 배경은 인도 뭄바이의 혼잡한 통근 열차다. 존 감독은 여성 승객들에게 “마지막으로 화를 낸 게 언제인가” 등 질문을 던진다. 여성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알코올 중독자인 남편이 아무 일도 하지 않지만, 달라질 게 없는데 화를 내서 뭐 하겠느냐”고 애써 웃음을 짓는가 하면, “교육을 받지 못했는데, 공부했다면 내 인생은 달라졌을 것”이라며 눈물을 훔치는 이도 있다.

존은 “나도 여성이자 유색 인종으로 살아가면서 화가 날 이유가 많았다”면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일상적이지 않지만, 생각을 자극할 만한 질문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이들에게 여성인권 운동가이자 시인인 캄라 바신의 시도 읽어보도록 했다. ‘여자들은 새가 되길 바란다. 자유롭게 날아오르길 바란다’는 구절을 낭독한 승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존은 총 34명의 여성을 인터뷰해 13명의 이야기를 영화에 담았다. 인도는 여전히 성차별이 심한 국가로 꼽히지만, 많은 여성은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고에서 벗어나 있었다. 한 여성은 “결혼이 내 반쪽을 찾는 것이라는데, 나는 온전한 한 사람”이라며 자발적으로 비혼을 선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존은 관객이 이들의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영화를 흑백으로 작업했다.

존 감독은 “나 조차도 학생시절 처음 만든 영화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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