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또 다른 그늘… 취약계층 아동 비만율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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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저소득층 아동의 비만이 더 심각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저소득층 아동의 비만은 또 다른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인제대학교 간호학과 박지영 교수 연구팀은 4월 한 달간 부산 북구 지역아동센터 15곳의 아동 270명을 대상으로 아동 비만율을 조사했다. 보건복지부 소속인 지역아동센터는 취약계층 아동 보호와 교육 등 각종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10만 명 안팎의 아동이 혜택을 받고 있다.

부산 북구 아동센터 15곳 조사
비만율 21%, 전국 평균 두 배
활동량 줄어도 부모 도움 못 받아

이번 조사에서 북구 지역아동센터 소속 아동의 비만율은 21.3%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4.7%보다 무려 6.6%포인트가 증가한 것이다. 지역아동센터 아동 5명 중 1명 이상은 비만이라는 의미다. 이는 한국 아동의 평균 비만율 10.1%보다 배 이상 높은 것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 등으로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신체 활동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학교생활이 아니더라도 부모 주도로 다양한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다른 가정 아동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비만으로 점점 더 무기력해지면서 빈곤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이 북구를 주목한 것은 부산 지역 16개 구·군 중에서 저소득층 아동이 많고, 지역아동센터가 활발히 운영되기 때문이다. 전국적인 빈곤 아동의 비만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곳이다. 연구를 진행한 인제대학교 간호학과 박지영 교수는 “사회취약계층 아이들의 비만을 방치하면 빈부 격차가 더 커져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로 격차가 더욱 심해져 이들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와 별도로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비대면 헬스 프로그램인 ‘건강올리고 사업’을 7월부터 두 달간 실시했다. 아이들과 센터 종사자를 대상으로 동영상을 통해 영양 교육과 식사 일지 작성, 운동 강습 등을 실시한 것이다. 그중 부산요리연구원 김나경 대표가 진행한 비대면 요리교실이 인기가 많았다.

박 교수 연구팀의 사업은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된다. 8월부터 경남 진주시 16개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인데, 오는 11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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