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고 재밌는 인도영화 알리기에 푹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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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커뮤니티비프 관객프로그래머

“한 공간에 모여서 스크린으로 영화를 같이 보고 감상을 나누는 데서 느껴지는 힘이 있어요. 커뮤니티비프에 참여하는 이유도 여기 있는 것 같아요.”

부산국제영화제(BIFF) 커뮤니티비프 리퀘스트시네마에 3년째 참여 중인 관객프로그래머 이도훈 씨는 ‘좋은 영화를 함께 보는 즐거움’을 이야기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 씨는 인도영화 블로그 ‘메리.데시 넷(MeriDesiNet)’ 운영자이다. 티스토리 블로그로 시작해 7년 전에 네이버 블로그를 개설했다.

올해는 남포동서 영화 ‘트랜스’ 소개
인도영화 블로그 ‘메리.데시 넷’ 운영
인도도 최근 한류 콘텐츠에 큰 관심

이 씨는 “2008년부터 인도영화 마니아로 살아가고 있다”며 “인도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 나만 재미있는 거야’하는 생각이 들었고, 재미있게 본 영화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메리.데시 넷은 ‘나의 인도 네트워크’라는 의미를 가진다. “인도 말로는 메리와 데시가 대구가 되지 않는 비문이라고 합니다. 메리는 영어 ‘merry(즐거운)’와 발음이 같아 중의적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 씨는 ‘맛살라톡’이라는 인도영화 전문 토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개봉했거나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인도 영화를 관람한 뒤 소규모로 모여서 인도 음식을 먹으며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눈다. 인도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선 입소문이 난 프로그램으로 이 씨는 맛살라톡을 상표권등록도 했다.

커뮤니티비프 리퀘스트시네마는 관객이 직접 프로그래머가 되어 영화를 선정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적 관객 참여 행사이다. 이 씨는 리퀘스트시네마가 처음 만들어진 2019년부터 매년 인도영화를 소개했다. ‘시크릿 슈퍼스타’ ‘걸리 보이’에 이어 올해는 ‘트랜스’가 10일 남포동 극장가에서 상영됐다. 이번에 소개한 영화 ‘트랜스’는 한국인들이 익숙하지 않은 말라얄람어권 영화이다.

이 씨는 “인도영화는 수십 개의 공용어 언어권마다 영화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가장 주목해야 할 언어권을 꼽으라면 단연 말라얄람어권”이라며 “최근 국내 최초로 말라얄람어권 영화 ‘잘리카투’가 정식 개봉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말라얄람어권 영화는 세련된 구성과 탄탄한 작품성을 추구해 ‘작품의 때깔이 좋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제작돼 큰 인기를 끈 ‘오살(무죄가족)’이라는 영화도 말라얄람어권 작품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이 씨는 BIFF 기간이 되면 서울과 부산을 왔다 갔다 하며 인도영화를 챙겨 본다. 블로그에 ‘비프 인도영화 평점표’ ‘비프 인도영화 후기’ 등의 정보를 올리며 인도영화의 매력을 알린다. 코로나로 대면 행사가 어려워진 요즘 이 씨는 온라인으로 인도영화 같이 보기 행사 등을 진행한다.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오프라인 행사에는 참여하지 못하던 다른 지역에 계신 분들까지 같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씨는 인도영화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역으로 한국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1위를 하는 등 인도에서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한국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년에는 인도와 한국 콘텐츠의 관계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인도영화가 우리와 멀지 않다는 것을 알리는 행사를 기획해 볼까 합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사진=김영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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