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어찌 선거캠프에 몸을 담겠느냐…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지난 13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퇴임을 하루 앞두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을 남겼다. 사람사는세상 봉하마을 페이스북 캡처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4일 임기를 마치며 '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전 이사장은 14일 재단 홈페이지에 '재단 이사장 임기를 마치며 후원회원님들께 글을 올린다'는 제목의 글에서 "그동안 차기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 여부에 정치권 관심이 쏠렸으나, 원래 자리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제가 재단 이사장을 퇴임하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에 참여할지 모른다는 일부 정치인의 발언과 언론 보도가 있었다"라며 "대통령 후보의 선거캠프 참여는 중요하고 뜻깊은 일이며 큰 책임이 따르는 행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정치와 행정에 참여해 공동의 책임을 완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라며 "그러나 저는 선거에 나가는 일도 공무원이 되는 일도 다시는 할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 몫의 책임을 질 의사가 없으면서 어찌 선거캠프에 몸을 담겠느냐"라며 "저는 글과 말로 세상과 관계를 맺고 사는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라고 했다.
유 전 이사장은 "재단 이사회가 아직 후임 이사장을 선임하지 못해, 저의 이사장 임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면서 "이사장을 맡은 동안 자유롭게 쓰고 말하는 저의 행위가 재단 이사장이라는 직책과 종종 마찰을 일으켰다. 그런 위험을 피하려면 이사장을 연임하거나 임기를 연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후임 이사장직에는 노무현정부 시민사회수석이었던 이정호 재단 이사를 권한대행으로 선임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정호 대행이 이사들과 뜻을 모아 최대한 신속하게 후임 이사장을 선임할 것이라, 대행체제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저는 이사장이 아니라 재단과 계약한 '고정 출연자'로서 '알릴레오 북스' 시청자 여러분을 만난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정부에서 일했을 때와 다르지 않은 의미와 보람을 느끼면서 재단의 업무를 수행했다. 이제부터는 노무현재단의 평생회원이자 늘 깨어 있고자 하는 시민으로서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 전 이사장은 1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았다. 유 전 이사장은 방명록에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 시민들과 함께 더 나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열어가겠다"고 적었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