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대장동 맹공’ 펼쳤지만… 이재명 “나오길 잘했다”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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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국감서 여야 격돌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가운데) 경기도지사가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정감사에 응한 것은 역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청 국정감사에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날 오전·오후 여야 의원들의 7분 질의를 모두 마친 뒤 내놓은 발언이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보충 질의를 통해 국감 출석 결정에 대한 소회를 물으며 “(이런 논란을 만든 것을)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질의하자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부정하거나 곤란해서 답을 못한 것이 하나도 없어서 (당에서 말리는)국감에 응했다. 아직 안 부끄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사이다 발언을 해서 그런 것 같은데 사이다는 몸에 좋지 않다”고 응수했지만, 공세 당사자인 이 지사 스스로 ‘잘했다’고 말할 정도로 국민의힘으로선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당장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국감에 대해 “답답하고 억장이 무너진다”고 같은 당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안타까움 심정을 전했다.

국힘 “이 지사가 대장동 몸통…
조폭 자금 20억 원 지원 의혹”
李 “금전 이익 나눈 건 국힘…
면책특권 밖서 문제제기하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첫 본선 검증 무대로 사실상 ‘이재명 청문회’를 예고했던 국민의힘은 성남시장을 지낸 이재명 경기지사와 ‘대장동 의혹’ 연결고리를 파고들었지만, 기존 언론 보도 이상의 의혹 제기는 없었다. 그래서인지 국민의힘은 국감 취지와 달리 이 지사의 음주운전 이력, 형수 욕설 논란,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여배우 스캔들, 변호사비 대납 의혹, 조폭 연루설까지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자 시작이라고 공세를 폈다. 이날 국감을 위해 행안위로 전격 ‘투입’된 박수영 의원은 “대장동 개발로 일부가 8500억 원을 해처먹은 이 사건의 운명의 날은 2015년 5월 29일 성남의뜰에서 이사회를 한 날”이라며 “수천억 원이 왔다 갔다 했는데 (이 지사에게)보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납득되지 않는다. 전형적인 배임”이라고 했다. 특히 김용판 의원은 수원구치소에 수감된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이자 코마트레이드 직원이었던 박철민 씨의 제보를 근거로, 조폭 자금 20억 원이 이 지사에게 지원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지사는 철저하게 ‘국민의힘, 화천대유 게이트’라고 맞섰다. 민주당 의원들도 대장동 의혹에 거론되는 인사들이 주로 곽상도 의원 등 국민의힘 쪽 인사들이라고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오히려 ‘5000억 원 이상의 공익 환수’라는 행정 치적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이 후보의 화천대유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발언을 근거로 ‘이 지사를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팩트와 틀리다”며 “(화천대유에서)돈을 받은 자가 ‘그분’이 아니라 ‘그분들’”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개발이익을 차지한 민간업자에게 어떤 형태든 금전적 이익을 나눈 건 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국민의힘이 추천한, 국민의 힘에 가까운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라며 “저는 최대 1조 원의 개발이익을 100% 환수하려 했고 (야당이)그걸 못하게 막았기 때문에 그나마 절반 또는 70%라도 환수한 게 이 사건의 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련 공직자 일부가 오염되고 민간사업자가 유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인사권자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야당의 조폭 자금 관련 의혹 제기에는 “신작 소설”이라며 일축한 뒤 국회의원 면책특권 밖에서 기자회견 등으로 문제를 제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행안위에서 ‘일전’을 치른 여야는 20일 이 지사 출석이 예정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다시 맞붙는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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