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최초 미국 합참의장·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사진)이 코로나19로 인해 별세했다. 향년 84세.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은 18일(현지시간) 파월 전 장관이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합병증으로 눈을 감았다고 보도했다. 파월 가족은 이날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우리는 다정한 남편, 아버지, 할아버지, 그리고 위대한 미국인을 잃었다”고 말했다.

파월은 1991년 걸프전쟁을 승리로 이끈 ‘전쟁영웅’이었으며, 김대중·노무현 정권 당시 미국 국무장관으로서 대북정책에 관여했다.

1937년 뉴욕 할렘의 자메이카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4명의 역대 대통령을 보좌할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인 1986년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이었으며, 이듬해 11월에는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에 올랐다. 조지 H.W. 부시 공화당 행정부 시절인 1989년에는 흑인 최초이자 최연소 합참의장에 올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인 2001년 1월에는 역시 흑인 최초로 국무장관으로 기용됐다. 각 정부에서 주요 보직에 오르며 흑인의 유리천장을 깬 개척자로 평가받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에는 일관된 기조의 대북 포용 정책을 놓고 행정부 내에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상대로 벌인 전쟁은 부시 행정부뿐 아니라 파월의 오점으로 남는다. 미국은 당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보유했다는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했지만 관련 증거를 찾지 못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