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익 환수 건의 거부” 이재명 진술에 ‘배임’ 논란 가열
더불어민주당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 TF’ 단장을 맡은 김병욱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TF 2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전날(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청 국감이 ‘조폭 돈뭉치 사진’이라는 국민의힘의 자충수로 얼룩지면서 핵심인 대장동 문제를 비롯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여러 의혹에 대한 언급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날 국감의 외양은 일단 달변가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완승’으로 평가받았지만, 대장동 의혹 규명이라는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주목할 만한 문답도 일부 있었다.
대표적인 부분이 이번 사안과 관련한 최대 쟁점인 화천대유 등 민간 사업자의 ‘초과 이익 환수’에 관한 이 지사의 언급이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사업에서 화천대유 등이 천문학적인 배당금과 분양수익을 챙긴 반면 성남시는 당초 정해진 확정 수익만 거둔 데 대해 “(성남시가)확정 이익을 제시했다면 초과 이익은 민간 사업자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시가 사업 공모 때 확정 수익을 정한 만큼, 추가 발생 이익은 민간이 가져가는 게 원칙상 맞고 이를 특혜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경기도 국감, 겉은 이 지사 완승
“초과이익 환수 건의 안 받아들여”
이 지사 진술, 야당 공세 초래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해소 안 돼
특히 이 지사는 2015년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대장동 사업협약서에 들어있다가 돌연 삭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삭제한 게 아니고 추가하자고 하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2015년 2월 당시 대장동 업무를 담당했던 성남도시개발공사 이현철 개발1팀장(현 개발2처장)은 지난 6일 성남시의회에서 “경제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플러스알파(초과 이익) 검토를 요한다는 것을 수기로 써서 개발본부장에게 제출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의견은 구속된 유동규 당시 사장 직무대리에게 전달됐지만, 최종 협약서에는 이 내용이 빠졌다. 이 때문에 야당 등에서는 해당 조항을 없애도록 지시한 사람이 ‘범인’이라고 주장해 왔는데, 이 지사의 이날 발언을 살펴보면 추가적인 이익 환수 조항을 넣는 데 반대한 사람이 이 지사 본인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이에 국민의힘 대장동 게이트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는 19일 이 지사 발언에 대해 “화천대유에 막대한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설계안을 확정한 혐의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구속된 유 전 본부장처럼 배임으로 다뤄질 수 있다”고 공세를 폈다.
이 지사는 또 이날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 유 전 본부장과의 관계에 대해 “그 사람이 제 선거를 도와준 건 사실이고, 성남시·경기도 업무를 맡긴 것도 사실이라 가까운 사람인 건 맞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산하기관의 중간 간부”라며 측근이라는 지적을 한사코 부인해 온 것과는 사뭇 달라진 뉘앙스다. 그러면서도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의 각종 범죄 혐의에 대해 “(개발업자들과)유착 가능성이 높다고 법원이 구속까지 했으니 뭔가 잘못이 있을 것”이라며 “참으로 안타깝고 개인적으로 보면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하면서 자신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지사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5번의 재판에서 변호사 비용은 2억 5000만 원이 조금 넘는다”며 “(변호사)대부분은 사법연수원 동기나 대학 친구, 법대 친구들”이라고 했다. 평소 친분 있는 변호사들에게 부탁해 일반적인 수임료에 비해 저렴하게 사건을 맡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계좌추적에 동의하니 얼마든지 하라”고도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자신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변호하기 위해 1~3심에 걸쳐 대형 로펌 10여 곳에서 30여 명의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통상 수십억 원의 수임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이 지사의 해명에 대해 “연수원 동기라서 할인을 해 줬거나, 무료로 했다면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위반이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