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장동 ‘초과 이익 환수제 미적용’ 정황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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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 논란 중 하나인 ‘초과 이익 환수제 미적용’ 과 관련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에 나섰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등이 공사 실무진의 ‘적용 필요’ 의견을 두 차례 받아들이지 않아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 사업자의 수익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를 소환해 관련 혐의를 추궁했다.

도시공사 직원들 사업 추진 당시
‘환수 조항 둬야 한다’ 2차례 건의
유동규 전 본부장 등 실무진 묵살
남욱 변호사·김만배 씨 소환 조사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들이 2015년 대장동 사업 추진 당시 2번에 걸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둬야 한다’고 건의한 정황을 파악하고 조사 중이다. 당시 이 모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 1팀장은 2015년 2월 ‘경제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플러스알파(초과 이익) 검토를 요한다’는 의견을 메모 형태로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해당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015년 3월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민간사업자로 선정됐다. 이후 이 팀장은 대장동 관련 업무에서 배제됐다.

초과 이익 환수 조항 도입 의견은 사업 협약 체결을 앞두고 또 한차례 거절됐다. 사업 협약 체결을 앞둔 2015년 5월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 1팀의 한 직원은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포함돼야 한다는 내용의 ‘사업협약서 수정 검토’ 문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7시간 뒤 정식 결재 라인을 통해 보고된 최종안에는 초과 이익 내용이 빠져 있었고 그대로 사업협약서가 확정됐다.

핵심 쟁점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실무진이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두 번에 걸쳐 초과이익 환수 장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음에도 관련 규정이 사업 협약에 반영되지 않았던 점이다. 법조계 인사들은 사업 계획 설립 단계에서 사업 협약 수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공모 지침은 말 그대로 사업자들을 사업에 유인하는 수단일 뿐 법적 구속력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번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김 씨는 지난 14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6일 만에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20일 0시께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던 남 변호사는 12시간여 만에 다시 검찰에 나와 조사에 응했다.

검찰은 김 씨를 상대로 구속영장 범죄 사실에 대한 보강 수사를 벌였다. 수사팀은 김 씨가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민간사업자에게 더 많은 수익이 돌아가도록 사업을 설계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입힌 점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이번 주 중 기소 예정인 유 전 본부장의 공소 사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김 씨와 남 변호사를 모두 소환한 만큼 핵심 쟁점을 둘러싼 대질 심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이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자신의 주거지에서 창문 밖으로 던진 아이폰을 잠금 해제했다고 20일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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