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대공원’ 명칭은 일제 잔재… ‘부산진성’으로 변경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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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가 자성대공원을 부산진성공원으로 바꾸는 명칭 개정에 팔을 걷었다.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명칭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해 일궈낸 성과이다.

20일 동구청에 따르면 동구는 범일동 자성대공원의 명칭개정 추진 절차에 돌입했으며, 현재 동구의 지명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부산시 지명위원회와 국가 지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명칭 개정은 최종 확정된다.

부산동구 지명위 심의 통과
‘부산진성’ 구한말까지 사용

그동안 주민들은 명칭 개정을 주장하며 역사 바로 세우기에 앞장섰다. 동구 주민들로 이루어진 래추고주민협의체 부산진성탐사대는 ‘자성대공원은 왜곡된 역사적 산물’이라며 문화재 명칭 복원을 주장해왔다. 이들은 자성대공원 명칭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부산진성 이름찾기 100인 릴레이’ 홍보 등을 이어왔다.

부산시는 이미 지난해 1월 자성대공원 안 ‘부산진지성’을 ‘부산진성’으로 변경했다. 한국의 성곽체계에서 진성과 지성을 구분하는 전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역사를 살펴보면 조선 후기 성을 증축한 이후부터 구한말까지 ‘부산진성’ 이름이 사용됐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번 명칭 변경은 부산진성에 이어 공원의 이름을 변경하는 절차다. 지난해 명칭 변경은 문화재로서 기록을 변경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따라 명칭개정이 이루어졌음에도 실제 공원 내 시설에는 ‘자성대공원’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다.

부산진성 북문과 서문 입구 표지석과, 지도 등에는 자성대로 명시가 되어있다. 정류장 3곳의 명칭도 여전히 자성대로 불리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문화재의 명칭변경을 넘어 공원의 명칭 변경을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이번 동구의 명칭개정 추진의 배경에는 이같은 주민들의 노력이 담겨있는 셈이다.

부산진성탐사대 측은 “이번 명칭개정 추진은 매우 고무적이지만, 아직 많은 시설들이 여전히 부산진성이 아닌 자성대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역사적 오류를 찾아내 부산진성의 역사를 바로 세울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글·사진=변은샘 기자 iam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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