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코앞 서구 ‘천마산 모노레일’… “사업성 부풀렸다”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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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구의 관광 랜드마크가 될 천마산 모노레일 사업의 예상 수익이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문 관광객 추산이 부풀려졌고, 관리 비용이 낮게 추산됐다는 것이다. 구청은 지역 발전의 동력이 되도록 관광객을 모일 콘텐츠를 개장 시기에 맞춰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 서구의회 더불어민주당 배은주 의원은 지난 15일 열린 제2차 본회의에서 “천마산 복합 전망대 및 모노레일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에 예상 운영수지가 확대 해석됐다”고 주장했다. 서구청은 연 순수익 20억 원을 추산하고 있지만, 이는 관리 비용은 낮게 잡고 운영 수익은 높게 잡은 결과라는 게 배 의원의 지적이다.

연간 순수익 20억 원 구청 추산
배은주 구의원 본회의서 반박
“관리비 낮추고 수익 높인 결과
수익 근거인 예상 내방객 의문
탑승 외 별다른 콘텐츠도 없어”
구청 “표준지침 따라 수익 추산”

서구 천마산 복합 전망대 및 모노레일 설치 사업은 총 사업비 약 190억 원 규모로, 오는 29일 착공식이 열린다. 2년간 공사를 통해 서구 아미배수지부터 천마바위까지 총 3km를 왕복하는 모노레일 12대가 설치될 전망이다.

2019년 서구청이 진행한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에 따르면, 천마산 복합 전망대 및 모노레일에는 연간 32만 8000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연 수익은 26억 원, 관리비는 5억 8000만 원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운영관리비에는 시설 노후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모노레일 캐빈 교체비 등이 합산되지 않았다. 소모품인 모노레일 캐빈은 1대당 1억 6000만 원이다. 교체 주기는 통상 약 15년이다.

배 의원은 수익의 근거로 삼은 관광객 규모에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용역은 인근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관광객의 연간 최대 관광객 수 300만 명을 기준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감천문화마을 방문객은 지난해 3분의 1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이 크지만, 관광지로서 매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배 의원은 “모노레일의 초기 개장 효과는 3년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며 “모노레일 탑승 이외에 별다른 콘텐츠가 없다면, AR·메타버스가 유행하는 시대에 얼마나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할 수 있을 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 수요 분석이 부실하다는 지적은 올해 초 부산시 지방재정투자심사에서도 제기됐다. 당시 부산시는 서구청에 “객관적 관광 수요를 토대로 운영수지를 재분석할 필요가 있고, 관광 수요가 감소할 경우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라”며 시비 지원을 조건부 가결했다.

주민에게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천마산 모노레일 사업은 주민공청회를 반드시 열어야 하는 사업은 아니지만, 총 사업비가 190억 원에 주차장 조성비까지 합치면 230억 원이 투입되는 서구 최대 규모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민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서구청 신성장사업추진단 전략사업TF팀 최민호 팀장은 “예상 운영수지는 관광 공급지표, 공공투자관리센터의 표준지침 등에 따라 추산한 수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며 “모노레일 캐빈 교체 비용 등 시설 수리 부분은 매년 수익금에서 약 2억 원을 비축하는 방식으로 시설 충당금을 마련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또 “주차장 수용 등을 논의하며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었다”며 “앞으로도 필요할 때마다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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