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감 2차전… ‘이익 환수 누가 막았나 ’ 날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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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국감’ 2차전 격인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의 경기도청 국감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관련, ‘배임’ 의혹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 지사가 지난 18일 행안위 국감에서 대장동 사업협약서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진 데 대해 “삭제한 게 아니고 추가하자고 하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한 게 도화선이 됐다. 발언만 보면 이 지시가 해당 조항이 빠지는 데 관여한 것으로 비쳐졌고, 이는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마찬가지로 이 지사의 배임 의혹과 직결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이 부분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집중적인 질의에 “내가 의사결정을 했다는 게 아니라 최근 언론 보도에 그런 얘기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관여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국토교통위 경기도청 국감
야 의원 “초과이익 환수 삭제는
민간에 이익 몰아주려 한 것”
배임 의혹 부각 집중 질의 공세
이재명 “내가 결정한 것 아니라
언론 보도 얘기” 의혹 전면 부인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감에서도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실무진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게 어떻게 논리적으로 배임이 될 수 있느냐”는 이전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실무진의 이 같은 의견이 수용되지 않은 데 자신이 관여했을 것이라는 지적에는 “2015년 당시 이것은 문제 된 바 없고, 이번에 언론 보도로 드러난 새로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논의 과정에서 ‘대리급 신참직원’이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제안했는데 채택이 안 됐다는 사실을 최근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미 (성남시 이익을)고정해서 공모를 했고, 그걸 전제로 우선협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공모에 없던 내용을 추가하면 그걸 받아주면 은행이 배임이 될 것”이라고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불가피하게 들어갈 수 없었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고정 이익 확보 지침 때문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을 수 없었다는 것은 이 후보가 스스로 민간에게 이익을 몰아주려고 (대장동 사업을) 설계한 것이자, 배임 혐의를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당초 산업은행과 하나은행 컨소시엄 등에서 내놓은 자료에는 (아파트 사업) 전망을 아주 밝게 보고 있다”며 “(제 생각에는) 성남시의 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수익 환수 대상을) 택지사업으로 한정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어떤 시민의 말이다. ‘돈 받은 자는 범인인데, 설계한 자는 죄인’이다”라고 이 지사를 몰아세웠다. 야당 측은 또 이 지사가 지난달 14일 기자회견에서 “(협약 이후)개발이익이 너무 많은 것 같으니까, 우리(성남시)가 더 확보해야겠다고 해서 ‘1000억 원을 더 받아라’라고 시켰다”고 한 것과 18일 “나중에 이익이 더 늘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일부를 더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공모 조건에 위반된다”는 발언은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2015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공모지침은 ‘공사와 민간 사업자는 사업 기간 종료 시점의 총 수익금에 대해 사업협약 시 정한 방법으로 배분한다’라고 돼 있다”며 “공모단계에서의 확정 이익이라는 이 지사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이날 구속된 유 전 본부장에 대해 “날 배신했다”고 단언하며 화천대유 측과의 유착 문제는 유 전 본부장 개인의 일탈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행안위 국감에서 ‘부실 질의’로 완패한 야당 의원들과 12차례의 ‘비웃음’으로 태도 논란을 빚은 이 지사는 이날 국감에서는 비교적 차분하게 질의응답을 이어갔지만,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오후 질의 때 돌발행동을 하면서 국감이 파행을 빚기도 했다. 송 의원은 자신의 질의 차례가 되자 양 얼굴 모양 가면을 씌운 불도그 인형을 불쑥 꺼내면서 “얘가 원래 본명이 ‘대동이’였는데 이상한 걸 먹고 구린내를 풍겨서 ‘대똥이’로 이름을 바꿨다”며 이 지사를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고 조롱했고,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국감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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