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디토리움의 명반시대] (93) 도노반 우즈 'Without People'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완연한 가을입니다. 문득 요즘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봄과 가을이 너무 짧아진 것 아닌가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요. 실제로 봄과 가을이 매년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언젠가 이 계절을 전혀 느끼지도 못한 채 여름과 겨울 두 계절로 기억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씁쓸함이 맴도는 것이 사실인데요.

사 계절 중 아마 가장 감성적인 계절을 꼽으라면 가을을 꼽는 사람이 제일 많지 않을까 합니다. 그만큼 우리의 오감을 가장 풍성하게 하는 시기지요. 가을 하면 떠 오르는 음악 또한 특히 많을 텐데 여전히 가을을 대변하는 음악을 듣고 싶다면 기타와 목소리로 이루어진 포크 음악이 아닐까요. 단풍의 색깔을 눈으로 느끼고 또 피부로 느끼는 공기의 온도와 가장 어울리는 선율을 가진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지요. 저 역시도 매년, 이맘때면 특히 기타와 목소리에 집중하게 되는 음악을 찾아 듣게 됩니다.

이 계절을 위한 선택으로 저는 ‘도노반 우즈(Donovan Woods)’의 음악을 즐겨 듣습니다. 2015년 발매된 ‘Hard Settle, Ain’t Troubled’ 앨범 중 특히 ‘Portland, Maine’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트랙이자 그의 음악을 가장 잘 설명하고 대변하는 음악이기도 하지요. 그는 캐나다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이지 포크 뮤지션입니다. 2007년 데뷔한 이후 현재까지 7장의 정규 스튜디오 앨범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그는 자신의 7번째 정규 앨범 ‘Without People’을 발매했습니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이 앨범은 팬데믹으로 인한 지금 우리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앨범은 셧다운으로 인해 원격 녹음으로 진행했다고 하지요. 원격 녹음은 음악 기술이 발달하며 또 하나의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를 잡기 이미 이전부터 많은 음악가들의 관심사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이 아니라 팬데믹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유일한 수단이 되었을 때 음악가들이 느끼는 정서는 분명 다를 것입니다.

도노반 우즈는 앨범을 만들면서 이러한 시대의 외로움과 고독과 이것이 낳은 무기력함에 관해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그의 마음은 앨범에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앨범은 무척 강한 음악가의 에너지와 미래를 향한 창작의 열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회적 고립 속에서도 예술가들은 여전히 창작을 멈추지 않고 우리 역시 그것들을 끊임없이 함께 느끼고자 하지요. 반드시 가사와 메시지가 아닌 음악의 피상적인 결에서조차 이 앨범의 에너지는 듣는 이를 자극합니다. 그리고 이 앨범은 얘기하는 듯합니다. 음악은 언제나 영원할 것이라고 말이지요. 이 가을의 고즈넉한 정취와 함께 감성을 더욱 진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그의 음악은 유난히 요즘 더 빛을 발하는듯 합니다.

김정범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 교수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