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동해 물류 네트워크, 코로나 후 역할 더 커질 것”
북방경제도시협의회 부산 총회
“세계가 주목하는 북극항로, 4개국 물류도시들은 어떻게 기회를 살릴 것인가?”
코로나19 이후 세계 물류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게 될 북극항로에 대해 한·중·러·일 4개국이 준비 상황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북극항로가 열리게 되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물류 시간이 10일 이상 단축되게 돼 이곳이 유럽~아시아 물류의 중심이 될 수 있다.
한·중·러·일 간 표준화 작업
정보 교류 활성화 등 급선무
4개국 통관 문제도 해소해야
2030년 연중 항해 가능할 것
21일 부산시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한·중·러·일 북방경제도시협의회의 제3차 총회가 2년 만에 부산농심호텔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이날 총회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세션은 산학연구 세션인 ‘북극항로시대 물류활성화를 위한 협력방안 연구’였다.
첫 발표자로 나선 허윤수 부산발전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북극항로가 가시화되면서 세계 해협의 중심지가 14세기 도버해협에서 20세기 말라카해협, 이제 대한해협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낸 뒤 “현재 환동해권은 항로가 약한 상황인데 4개국이 통관 문제 해소 등 실질적인 노력을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한~일 트레일러 더블넘버 제도가 시행 중인데 4개국 넘버를 단 복합운송 주행을 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통관 문제는 러시아를 겨낭한 것인데, 이에 대해 러시아에서 참여한 제미젠코 엘레나 연해주 투자청 부국장은 해결을 위해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중국 훈춘시는 더욱 적극적으로 동북아 협력을 제안했다. 중국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한 정은철 훈춘시 외사판공실 주임은 “동북아 지역 각국은 유라시아 대륙교에 위치해 있어 상호 연결과 소통 그리고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면서 “아시아 인프라 투자 은행, 실크로드 기금 등 융자 플랫폼이 제 역할을 발휘하여 지역의 ‘상호 연결과 소통’ 건설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리 티엔즈 중국 지린대 동북아연구원 주임은 “현재 이 지역은 5개월 이상 항해가 가능하고 2030년쯤에는 1년 내내 연중 항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과 러시아는 입법 등 여러 차원의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이에 비해 일본과 한국은 빠르게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리 주임은 관련 항구나 항만, 해상운송 기지 시설이 미비하고 상업화 운행을 하기에는 운송 비용이 높은가 하면, 뱃길이 얕다는 점 등을 애로 사항으로 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참가자들은 4차산업 기술로 상당 부분을 극복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는 러시아와 함께 한국, 일본도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니시야마 히로키 (사)교토마이즈루항 진흥회 전무이사는 “일본에서 유럽과 러시아로 가는 수송은 선박으로는 50~60일이 소요되지만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하면 21일이면 돼 최근 수요가 더 많아지고 있다. 이에 북극항로에 대한 전망이 매우 밝다”며 동북아 협력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니시야마 전무이사는 “코로나 이후 물류 체계 변화가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환동해 지역 물류 네트워크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4개국 9개 기관의 발표 후 열린 토론회의 좌장으로 나선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종합정책연구 본부장은 “이 지역은 경제적 협력이 절실한 지역임에도 정치적인 이슈와 한계 때문에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그래서 이런 자리가 더욱 절실하다”며 참가국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독려하고 나섰다.
중국 훈춘시의 정 주임은 토론회에서 더 실질적 협력을 위해 국가 간 정보 교류를 더 활성화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정보의 국가별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본부장은 협의회에 소속된 북방경제도시들이 공동으로 북극항로 시범운행을 해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글·사진=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