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WOF 명강] “지속가능한 ‘청색경제’ 시장 구축 미래 세대 위한 삶 서둘러 준비해야”

백현충 기자 choo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미리보는 WOF 명강] ⑤엄우종 ADB 사무총장 & 팀 실버우드 OIO 설립자

해양산업과 해양환경은 상극이 아니라 상생의 길을 찾는다. 앞으로 친환경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제15회 세계해양포럼 기조세션 지정토론자인 엄우종 아시아개발은행(ADB) 사무총장과 ‘해양스타트업대회’ 기조연사인 팀 실버우드 호주 'OIO'(Ocean Impact Organization) 설립자도 그런 점에서 지향점이 같다. 둘은 “지속가능한 '청색경제' 시장을 서둘러 구축해 미래 세대를 위한 삶을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럼에 앞서 두 사람을 인터뷰했다.


엄우종 ADB 사무총장

“해양 건강성 회복에 많은 노력

친환경적 산업 전환 지원 필요

부산항 저탄소화 성과 놀라워”


엄우종 사무총장은 한국 주요 항구의 저탄소 혁신 기술부터 관심을 보였다. 그는 “부산항의 저탄소화 기술과 노하우, 놀라운 성과가 다른 국가의 항만에도 적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한국 정부의 지원과 관심을 촉구했다.

1993년 공채로 입사한 뒤 올해까지 28년을 ADB에서 보낸 그는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삶의 일부가 됐다”는 말로 ADB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그는 "해양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ADB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해양 생태계를 망치거나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지 않도록 각국 정책과 기업 활동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산, 해운, 항만, 해양관광 산업이 친환경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 계획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또 “아시아태평양은 전 세계 산호초의 4분의3이 서식하고 수산물의 60% 이상을 생산하는 지역”이라면서 “이미 시작된 기후 쇼크와 기후 스트레스를 그대로 방치한 채 경제 성장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ADB에서 해양금융구상의 하나로 50억 달러 규모의 청색경제 실행계획을 수립해 오는 2024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회원국들의 노력으로 계획이 성공한다면 청색경제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염이 줄었음에도 일자리가 늘어나는 상황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면서 국가간, 도시간 협력을 거듭 당부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해양환경관리법,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대기환경 보전법 등은 매우 우수하고 총체적인 시스템"이라면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모델로 삼을 수 있도록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팀 실버우드 OIO 설립자

“해양 생태계 스타트업 지원

바다 쓰레기 3개 줍기 등

구호보다 실질 도움에 투자”


팀 실버우드의 공식 직함은 OIO 공동 설립자다. OIO는 지난해 2월 호주에 설립된 해양 생태계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다. 팀 실버우드는 "혁신과 영감, 그리고 좋은 비즈니스를 발굴해서 해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면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행사는 많지만 해양 건강성 회복을 목표로 아이디어와 지향성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대회는 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의 경우 호주에 거주하는 35세 이하의 청년 혁신가를 발굴하는데 집중했고, 이를 위해 새로운 기업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호주를 세계 해양산업의 혁신 중심지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또 “해양 스타트업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기술과 지식이 부족한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부터 예산, 마케팅, 정책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완성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해양 플라스틱과 같은 전 지구적 난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스스로를 ‘뼛속까지 철저한 해양환경 운동가’라고 칭했다. 하지만 거창한 구호를 외치며 투쟁하기보다 해양 건강성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묘안을 찾아내고 전파하는데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투자하고 싶다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동료와 함께 개발해 전 세계에 파급시킨 ‘바다를 위한 쓰레기 3개 줍기 운동’(Take 3 for the Sea)을 거론했다. 일정한 시간 동안 특정 해수욕장이나 강변에서 당장 눈에 보이는 해양 쓰레기 3개를 주워 처리한 뒤 SNS에서 인증하는 캠페인으로,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수월성 덕분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그는 자랑했다. 세계해양포럼도 지난해부터 '테이크3 오션 챌린지'와 공동으로 이 캠페인을 온라인에서 전개했고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해양 팟캐스트’도 시작했다"면서 "지금까지 모두 65회를 방영했는데, 혁신과 리더십, 그리고 ‘선한 사업’에 대한 이야기에 공감하는 네티즌이 많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도 해양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많고, 이들 혁신가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특히 파력 발전의 퍼스트 무버일 수 있는 한국의 (주)인진은 우리가 주최하는 스타트업 대회에서 결승 진출 12개 팀에 속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소통 능력과 스토리텔링은 성공을 위한 핵심 역량”이라면서 “청년 기업가는 자신에게 내재된 이런 능력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끝>

백현충 선임기자 choong@busan.com


백현충 기자 choo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