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신들린 샷’ 33년 만에 부산서 새 역사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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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이 부산에서 한국 선수 통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0승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고진영은 1988년 한국 선수의 첫 LPGA 제패 이후 33년만에 200번째 우승의 주인공으로 등극하면서 세계 1위 타이틀도 탈환할 전망이다.

고진영은 24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672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몰아쳐 8언더파 64타를 기록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임희정과 연장 끝에 우승컵
4R 8언더, 최종 22언더파
197승부터 4연승 ‘위업’
4개월 만에 다시 ‘세계 1위’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의 성적을 낸 고진영은 국내파 대표선수인 임희정과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한국 선수 LPGA 투어 통산 200승을 달성하는 영예를 누렸다. 1988년 고 구옥희 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협회장의 스탠더드 레지스터 우승 이후 33년 만에 200번째 우승의 주인공으로 등극한 것이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3억 5000만 원).

더욱이 고진영은 한국 선수 200승뿐만 아니라 197승부터 200승까지 마지막 4승을 혼자 달성했다. 고진영은 지난 11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열린 카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번에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현재 세계 랭킹 2위인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25일 순위 발표에서 다시 세계 1위에 재등극할 예정이다.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거의 2년간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다가 넬리 코르다에게 1위를 내줬던 고진영은 최근 2승을 추가하면서 약 4개월 만에 다시 세계 1위에 오른다.

고진영의 LPGA 투어 총 승수도 통산 11승으로 늘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세리(25승), 박인비(21승), 김세영(12승)에 이어 신지애와 함께 다승 공동 4위가 됐다.

3라운드까지 임희정에게 4타 뒤진 2위였던 고진영은 이날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6개를 몰아치며 단숨에 임희정을 따라잡았다.

12번 홀(파4)에서 버디로 1타 차 단독 1위에 오른 고진영은 이후 임희정이 14, 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다시 1타 차 2위로 내려갔다. 하지만 17번 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기록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면서 경기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그는 18번 홀(파4)에서 진행된 연장 1라운드에서 173야드 두 번째 샷을 홀 0.5m 옆에 붙이며 승기를 잡았고, 버디로 마무리했다.

임희정은 이번 대회 4라운드에서 보기를 기록하지 않는 거의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였으나 연장에서 고진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임희정의 연장전 두 번째 샷은 홀컵에서 약 8m 이상 떨어진 곳에 놓였고, 버디 퍼트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가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공동 3위는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친 김아림, 이다연, 안나린, 리디아 고가 차지했다. 부산 신개금초등학교에 다니다가 미국으로 건너간 부산명예시민 대니얼 강은 아버지 고향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각오를 다졌지만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10위에 그쳐 아쉬움을 낳았다.

천영철·박지훈 기자 cy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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