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업 수도권 쏠림이 지방 소멸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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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소멸 원인이 주요 기업과 청년 등의 '수도권 쏠림'이라는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가 나왔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저출산 대책 등에 천문학적인 세금을 퍼부어 지역 인구 유입을 유도하더라도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을 전국에 분산하지 않는다면 결국 지방은 사라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내놓은 ‘지방소멸 위기지역의 현황과 향후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부산의 경우 읍·면·동 205곳 중 99곳(48%)이 인구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전국으로 따지면 읍·면·동 3553곳 중 1791곳(50%)이 소멸할 위기였다. 2017년 1483곳(41%)에서 4년 만에 300여 곳이 ‘인구가 사라질 수 있는’ 위험에 추가 노출됐다. 하지만 서울은 426곳 중 14곳(3%)만 위험에 해당해 ‘딴 세상’으로 나타났다. 인천(27%)과 경기(21%) 역시 서울에 근접했다는 이유로 소멸 위험이 낮았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내놔
20~40대 55% 수도권 거주
1000대 기업 74%가 서울·경기
“부산 읍·면·동 절반 소멸 위험
기업·청년층 전국 분산이 해법”

입법처는 그 이유로 20대 인구의 수도권 집중 이동을 주목했다. 수도권 20대 인구 순증 규모는 2010년 5만 3701명에서 지난해 8만 1442명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상위권 대학 진학과 구직 활동이 그 원인으로 꼽혔다. 이로 인해 지난해 20세 이상 40세 미만 청년 인구 1367만 명 가운데 55%에 달하는 745만 8000여 명이 수도권에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합계출산율이 0.783으로 전국 평균(0.837)보다 현저히 낮았지만, 수도권 인구수가 8만 7775명 증가한 것도 같은 이유로 추산됐다. 청년층의 사회적 유입이 수도권 인구를 떠받치고 있다는 의미다.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주요 기업이 수도권에 머무르는 탓이다. 공정거래위원회 2021년도 공시대상 대기업 71곳 중 62곳의 본사는 수도권으로 집계됐다. 200대 기업 중 144곳은 서울에 있고, 1000대 기업 가운데선 743곳이 수도권에 있다. 창업도 수도권에서 활발했다. 2019년 기준 전국에서 128만 5259개 기업이 생겼는데, 55%인 70만 3690개가 수도권에서 만들어졌다. 결국 입법처는 기업의 수도권 편중 현상을 깨트려야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입법처는 정부의 수도권 기업 이전에 따른 지원 규모는 2011년 1204억 원에서 2019년 313억 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비수도권 이전 시 △행정절차의 원스톱 지원 △지역투자와 매칭한 배정지원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한 판로개척 등 실질적인 ‘당근’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공공이 주도하는 혁신도시와 유사하게 민간이 주도하는 기업도시를 촉진하자고 제안했다. 이전기업 지원 펀드 조성 등을 위해 미국의 ‘기회 특구’와 유사하게 펀드로 창출한 수익을 해당 지역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맞춤형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 간 행정구역 통합을 통해 청년 거주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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