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결절 1cm 이상 땐 반드시 수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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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 베스트 건강법] ⑤ 갑상선암 좋은문화병원 김정훈 과장

좋은문화병원 김정훈 과장은 부산에서 갑상선암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외과 의사다. 매달 평균 60건 이상의 수술을 시행하며 현재까지 진행한 갑상선암 수술이 9000례에 육박한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다 종합병원으로 옮겼는데 수도권에서도 환자가 찾아온다.

림프절 전이 의심되거나
개수가 많을 때도 수술 필수
크기 작은 경우 ‘능동적 감시’
수술 후 음성 바뀌면 필러 시술
갑상선 호르몬제 먹어 살쪘다?
의학 근거 없는 속설에 불과

-갑상선염이 갑상선암으로 발전할 수 있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나.

“갑상선염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다. 갑상선암 수술후 조직검사 결과에서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같이 발견되는 경우가 30% 정도라 인과관계에서 의심이 가지만 명확한 근거는 없다. 갑상선 기능저하증도 갑상선암의 원인이라 할 수는 없다. 기능저하증이 생기면 갑상선이 부어 보여 초음파 검사를 할 기회가 많아 갑상선암 진단이 자주 되기 때문에 그런 추정을 하는 것일 뿐이다.”

-갑상선암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면서 과잉검사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데.

“초음파 기술의 발전과 갑상선 세침흡입기술의 도입으로 2000년 이후 갑상선암의 진단과 수술 건수가 크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자 2016년경 대한갑상선학회에서 갑상선 결절이 전이가 되지 않았으면 0.5cm이하는 추적 관찰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아서 이득을 보는 환자가 있을 수 있지만, 소극적 치료로 병을 방치했다가 치명적인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초음파 검사에서 악성을 시사하는 소견이 있을 경우 검사와 진단은 미루지 말고 시행하고, 수술은 여러 조건을 종합 검토해서 시행여부와 시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이 생기면 꼭 수술을 해야 하나. 다른 치료법은 없나.

“대부분의 고형암은 완치를 기대한다면 외과 수술이 기본이다. 일부에서 고주파를 이용한 소작술이 시행될 수 있는데 전신 마취가 어려운 환자 등 아주 제한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갑상선암 진단을 받으면 수술을 할까 말까 고민을 하게 된다. 수술의 기준은 무엇인가.

“갑상선암 중에서 수질암과 저분화암, 미분화암은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발견되면 크기에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수술한다. 갑상선 유두암의 경우에는 크기가 1㎝ 이상이거나, 개수가 많거나, 림프절 전이가 의심될 경우에는 필수적으로 수술이 필요하다. 위치가 기도, 식도, 목소리 신경에 접해 있거나 뼈와 폐 등으로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도 수술이 필요하다. 그 외에는 적극적인 관찰을 하는 것이 좋다.”

-‘적극적 관찰’이라는 것은 어떤 경우에, 어떻게 관찰한다는 말인가.

“갑상선 유두암은 성질이 온순해서 혹이 자라는 속도가 매우 늦고, 림프절 전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유두암인 경우에 가족력이 없고, 0.5~0.6㎝ 이하의 혹이 1개이고, 전이가 없을 때는 당장 수술을 하지 않고 6개월 단위로 검사를 하면서 능동 감시를 한다는 것이다. 수술을 안 한다는 것이 아니고, 감시하다가 독한 놈이다 싶으면 그 때 수술을 진행한다는 뜻이다.”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양쪽을 모두 절제하는 전절제와 한 쪽 만을 절제하는 부분절제가 있는데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나.

“재발 확률이 비슷하다면 부분절제가 환자에게 유리하다. 부분절제를 하면 수술이 간편하고 수술 후에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갑상선 양쪽에서 암이 발견되거나, 혹 크기가 클 때, 주변 조직 침범이 있을 때, 기능항진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전절제를 선택하게 된다.”

-수술 때 목에 흉터가 문제다. 특히 여성들은 흉터에 민감하다. 수술 때 흉터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수술 자국이 가슴 쪽으로 내려올수록, 진피나 표피가 두꺼울수록, 피부의 기름기가 많을수록 흉터가 두드러진다. 흉터의 길이보다는 수술 중에 견인기에 의한 상처면의 손상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견인기로 당기면서 표피와 진피가 뭉그러지면 흉터가 위로 돋아 오르거나 붉게 변해서 표시가 더 나게 된다. 빠른 회복을 위해 적절한 레이저를 사용하기도 한다.”

-수술 후 목소리 변성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

“숙련된 갑상선 외과 의사는 후두신경을 찾아 보존하는데 어려움을 못 느낀다. 재수술 때에는 조직 간에 유착이 일어나는데, 이때는 신경모니터링을 이용해 후두신경을 찾는데 도움을 받는다. 수술 중에 신경을 자극하거나 마취 전후로 성대를 자극해 일시적인 음성 변화가 생길 수는 있다. 6개월 이상이 경과한 후에도 불편감이 있을 경우 마비된 성대에 필러 시술을 하는 방법을 쓸 수도 있다.”

-갑상선 호르몬제를 먹으면 살이 찌는 거 아니냐고 진료실에서 묻는 환자들이 많은데.

“갑상선 호르몬제를 먹어서 살이 찐다는 것은 근거 없는 속설이다. 환자에게 갑상선 호르몬이 모자란다는 진단이 나오면 주치의가 약을 처방해 주는 것이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에서는 호르몬이 모자라기 때문에 대개 살이 쉽게 찐다. 호르몬제를 먹어서 살이 찌는 것이 아니다.”

-갑상선 호르몬제를 먹으면 여성에게 유방암이 생긴다고 걱정하는 환자도 있는데.

“갑상선 호르몬제를 먹어서 유방암이 발병하는 것이 아니고 여성호르몬제를 먹었을 때 얘기다.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에스트로겐 계열의 여성호르몬제인 경우에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갑상선 호르몬제와 유방암은 관계가 없다.”

-여성 환자의 경우 암 수술 후에 갑상선 호르몬제를 먹어도 임신하는데 문제가 없나.

“임신을 한 경우와 임신 전에 갑상선 호르몬제를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기능저하증이 있으면 임신이 잘 안 되고, 임신을 유지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임신한 경우에는 산부인과를 찾아 검사를 통해 적절히 호르몬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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