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의회 갈등 폭발… 국힘 배상길 의원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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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군 집행부와 의회 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정쟁에서 촉발된 신경전이 힘겨루기를 넘어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여당 군수와 대립각을 세웠던 야당 의원이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볼썽사나운 갑론을박에 정작 우선시 돼야 할 민생이 묻힌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권당 군수·여소야대 의회 힘겨루기
유스호스텔 건립 등 사사건건 대립각
배 의원, 군 수의계약 특혜 의혹 제기
“지역 위한 발전적 협치 필요” 목소리

고성군의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열린 제26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군정질문에 나섰던 국민의힘 배상길(사진) 의원이 폐회 직후 박용삼 의장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배 의원은 당시 군정혁신과장과 재무과장 등에게 수의계약과 관련된 질문을 마친 뒤 작심한 듯 백두현 군수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배 의원은 “5만 인구의 지자체가 천문학적인 공모사업비 4505억 원을 따낸 것 자체가 반칙과 특혜”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군의회가 진행 중인 ‘수의계약 특혜 의혹 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활동과 관련해 “일부 부서장이 직·간접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조사할수록 살아있는 권력의 조직적이고 은밀한 움직임을 몸으로 느껴 두렵기까지 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군의원으로서 부족함과 한계를 실감해 사직서를 제출한다. 앞으로 삭발과 단식투쟁 등 군수 퇴진 운동과 군수 주민소환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배 의원 사퇴서 수리 여부는 다음 회기에서 결정된다. 현재 11월 22일 2차 정례회 1차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가결 정족수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다.

집권당 군수에, 의회는 여소야대 형국인 고성군은 민선 7기 출범 이후 주요 현안마다 부닥치며 파열음을 내고 있다. 전체 의원 11명 중 8명이 백 군수(더불어민주당 소속)와 다른 국민의힘 소속이다. 청소년 수당, 영유아 수당, 유스호스텔, 동물보호센터 등이 줄줄이 군의회에서 제동 걸리고, 수의계약 특정 업체 몰아주기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곽쾌영 고성군노조위원장은 “애꿎은 공무원만 중간에서 양측의 화풀이 상대가 되고 있다. 공무원이 업무에 충실하지 못해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단체 관계자는 “이대로는 고성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여야를 떠나 발전적 논의와 협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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