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인이 살기 좋은 부산'으로 국가 정책 선도해야
부산은 지난달 전국 대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초고령사회는 전체 인구 중 만 65세 이상이 20%를 넘어 생산가능 인구의 부담이 심화하는 상태를 말한다. 현재 시민 335만여 명의 20%가량인 67만 명이 65세 이상이다. 부산은 2015년 특별·광역시 중 최초로 고령사회(65세 이상이 14% 이상)로 접어든 지 불과 6년 만에 초고령사회에 들어서며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오래전부터 ‘노인과 바다의 도시’란 자조적인 표현이 회자할 정도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청년층 유인 등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방안과 함께 노인층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노력이 절실해졌다.
초고령사회에도 노령층 생활 환경 열악
부산시·정부 선제적 해결책 마련 나서야
부산연구원(BDI)이 최근 내놓은 ‘초고령사회 극복을 위한 부산 주요 과제’ 정책보고서는 노인 생활을 위한 인프라가 낙제점 수준인 문제점과 해결 대책의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부산은 초고령사회 진입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을 위한 생활밀접형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부산 노인들은 최근 1년간 평균 1.42회 낙상사고를 경험했으며, 이 사고의 53.1%는 인도, 횡단보도, 계단 등 집밖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노인이 외출하기 무서울 만큼 열악한 도시 환경이 아닐 수 없다. 노인들은 계단과 경사로, 대중교통 승하차, 앉을 곳 부족, 녹지공간·공원 이용의 어려움과 접근성 부족 등을 바깥나들이 때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아 인프라 확충과 편의성 개선이 요구된다.
BDI는 이번에 동네 노인복지 프로그램 활성화, 커뮤니티 기능 강화, 대중교통 연계성 제고, 노인 할인 택시 도입, 노인 보행 가로 조성 등 다양한 대책을 제안했다. 부산시와 기초지자체들이 이 같은 방안을 적극 실천해 고령층에 친화적인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힘쓸 일이다. 그래서 시가 최근 ‘고령친화 행복도시 부산 조성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작업에 들어간 건 고무적이다. 직업이 없거나 소득이 낮은 노인을 겨냥한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고령 친화 산업을 육성하고, 노인 요양 인력 확충과 돌봄 서비스 강화에 나서는 일도 시급하다.
이 모두는 부산 시민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길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차대한 과제라고 하겠다. 부산시가 노인의 만족도가 높은 환경을 잘 조성해 선도적인 노인복지 모델을 제시하길 바란다. 이에 국비 등 충분한 예산 확보는 필수적이다. 정부도 부산의 초고령화 대응 움직임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게다. 초고령사회는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어서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령층 편입으로 국내 전체의 고령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2026년부터 초고령사회 지역이 속출할 전망이다. 정부가 노인 대책 마련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다급해진 부산에서 첫 단추를 잘 꿰는 데 국가 노인 정책의 성패가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