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피소 뒤 2개월 더 근무한 국립 어린이집 원장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 해운대구 한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이 아이들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원장은 경찰 신고 이후에도 혐의를 부인한 채 어린이집을 운영했지만, 아동학대 여부를 조사한 해운대구청이 사직을 요구하고 나서야 어린이집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송정동 어린이집 원장 수사
원생 4명 신체·정서 학대 정황
학부모 “구청, 사태 심각성 몰라”

부산경찰청은 해운대구 송정동 국공립 어린이집 A 원장을 아동학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조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한 학부모에게 올해 5월 말 A 씨가 원생을 학대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받아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학부모들은 A 원장이 원생들을 학대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CCTV 영상 등을 확인한 후 경찰에 신고했다.

학부모들은 원생 4명이 A 원장에게 학대를 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이 나는 뜨거운 컵을 아이 입술에 대거나 신체를 여러 차례 때리는 등 원생에게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피해를 입은 아이들 모두 원장실에서 머리를 맞은 사실을 진술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또 A 원장이 교실 밖으로 아동을 끌고 나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고, 일부 영상은 고의로 삭제된 정황이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A 원장은 올해 5월 말 피소된 이후에도 계속 어린이집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구청 아동보호팀은 경찰 수사와 별개로 올해 7월 23일 CCTV에서 추가 학대 정황을 발견했고, 그 이후에 원장에게 사직을 요구해 같은 달 31일 사직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 피해 학부모는 “최초 피해 신고 이후 결정적인 학대 증거가 있음에도 구청이 원장과 아동을 분리하지 않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청 가족복지과 관계자는 “구청 아동보호팀이 CCTV에서 학대 모습을 발견한 이후 사직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