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노후 ‘농지연금’으로… 땅 팔지 않고 연금 받으며 농사 지을 수 있어요
한국농어촌공사
자신의 건강과 노후는 걱정할 시간도 없이 묵묵히 농사를 짓고 아이를 키워온 우리 농업인. 빠르게 고령화되는 농촌의 현실에서 대부분 농업인의 노후는 별다른 대책없이 미흡하다.
울산에서 배 농사를 짓는 김 모(70)씨는 미처 노후 준비를 못한 상황에서 몇 년 전 심근경색으로 병원비 부담까지 커지던 중, 농지연금을 소개받게 됐다. 지금 김씨는 일시인출형 농지연금에 가입해 총 수령 가능금액의 30% 범위에서 목돈을 한 번에 받아 은행 대출금과 병원비를 해결하고 매월 약 210만 원을 수령하고 있다. 김 씨는 “땅을 팔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연금을 받으며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어서 만족한다”며 “무엇보다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대상 연령 만 60세로 하향 예정
‘종신형·기간형’ 상품 중 선택
총수령액 30% 내 목돈도 가능
가입 1만 9000여 건 농부 호응
한국농어촌공사는 2011년부터 농업인의 농지를 담보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농지연금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도입 이후 누적가입건수가 1만 9000여 건에 달하면서 농업인의 노후생활 대책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농어촌공사가 세계 최초로 농지를 담보로 한 농지연금을 도입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연간 농축산물 판매수익이 1000만 원 이하인 고령농가가 77%에 이르는 등 상당수 농가가 농업소득만으로는 노후생활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농촌은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금제도의 사각지대로,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것도 도입의 배경이다.
농지연금 가입은 만 65세 이상, 영농 경력 5년 이상인 농업인으로, 실제 영농에 이용 중인 논·밭·과수원을 가진 사람은 가입이 가능하다. 가입연령은 내년부터 만 60세 이상이면 가능하도록 제도가 완화될 예정이다. 또 가입 당시 배우자의 나이가 만 60세 이상이면 배우자 승계형으로 가입할 수 있어 가입자가 사망한 후에도 배우자가 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다. 현재 가입자의 나이는 평균 73세이며 올해 신규가입 기준 월 평균 114만 원의 연금을 지급받고 있다. 연금액은 개별공시지가의 100% 또는 감정평가액의 90%에 해당하는 금액 중 가입자가 선택한 금액을 기준으로 월 3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농지연금 상품은 살아 있는 동안 지급받는 ‘종신형’과 가입자 선택으로 일정기간 지급받는 ‘기간형’이 있다. 종신형 상품 중에 ‘일시인출형’ 상품은 부채 상환이나 자녀 결혼 등으로 목돈이 필요한 경우 총 수령가능액의 30% 이내에서 수시인출도 가능하다. 울산의 김 씨와 같은 경우다. 기간형 중 지급 기간이 끝난 후 가입 농지를 공사에 매도하기로 약정한다면 일반형보다 더 많은 연금을 받는 ‘경영이양형’ 상품도 있다.
특히 농지연금에 가입하더라도 가입농지는 농업인이 계속 농사를 짓는데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임대해 연금 이외의 추가 소득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며, 담보로 제공한 농지에 대해 6억 원 이하는 재산세도 감면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농어촌공사는 생활이 불안정해 제3자로부터 압류위험이 있는 수급자의 경우는 ‘농지연금지킴이통장’으로 월 185만 원까지 연금수급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도 시행 중에 있다.
또한 농어촌공사는 농지연금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저소득 농업인과 장기영농인을 우대하는 상품을 도입하며, 가입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상품전환, 중도상환제도를 허용하는 등 농지연금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담보액이 농지가격의 15% 미만인 경우만 가입할 수 있었으나, 선순위 담보 설정금액이 15~30%인 경우 가입 후 기존 대출금액을 전액 상환하는 조건으로 일시인출형 가입을 허용할 예정이다.
농지연금과 관련된 문의는 농지은행 홈페이지나 농지은행 대표전화 또는 가까운 지역의 농어촌공사의 지사에서 가능하다. 김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