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사진을 걸면… 작가가 제안한 작품 사용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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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사진전 ‘매뉴얼/MANUAL’은 단순히 작품만이 아니라 공간을 즐기는 전시다. 소울아트스페이스 제공

사진 작품으로 연출한 공간, 전시 이전과 이후를 느낀다.

이명호 사진작가의 전시 ‘매뉴얼/MANUAL’은 작가가 제안하는 작품 사용설명서와 같은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 매뉴얼은 이용, 활용, 응용, 적용 등의 단어와 대체될 수 있다. 전시는 17일까지 해운대구 우동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사진작가 이명호 전시 ‘매뉴얼’
작품으로 연출한 공간에 초점

‘매뉴얼/MANUAL’전은 사진 이전과 이후에 주목하는 작업을 펼쳐왔던 작가가 전시 이전과 이후, 작품 소장 이전과 이후를 미리 보여주는 형태로 관람객에게 다가간다. 하나의 사진 작품이 어디까지 변주될 수 있는지를 작가 관점에서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신작과 대표 시리즈 등 35점이 소개된다. 작가는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고 드러난 것을 지워버리는 작업,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작업을 해왔다. 그의 사진 작업 행위는 철학에 가깝다.

‘Wine #1’은 프랑스 생테밀리옹 지방의 와이너리 사토 라호크와의 협업으로 제작됐다. 이 작품은 와인색 벽에 작품을 걸었다. 벽에 걸린 사진 작품만이 아니라 사진 앞에 놓인 러그나 테이블, 소파까지 전시의 일부가 된다.

낮은 풀을 비슷한 형태로 놓은 시리즈 ‘9 Minutes‘ Layers’는 유리에 프린트한 작품이다. 중첩된 유리에 어른거리는 풀의 형상이 실재와 가상을 뒤섞은 듯하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풀의 형상을 통해 자연에서 받는 영감을 표현한다. 손바닥 크기 종이에 프린트된 ‘Tree #16_1’ ‘Near Scape #1’는 사소하고 작은 것을 바라보는 작가 시선을 드러낸다.

이 작가는 “기존 전시가 ‘How to make’처럼 작품이 어떤 개념과 형식을 가질 수 있는가를 보여줬다면, 이번 전시는 ‘How to use’처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사례로 보여주는 전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공간과 작품이 만났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를 관람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051-731-5878. 오금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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