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변신’이 부산 연극판에 왔더니 ‘변신 변심’으로 변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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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부산가을소극장페스티벌 지역교류초청공연에 참여하는 통영 극단 벅수골의 ‘퓨전 사랑 소리나다’. 부산소극장연극협의회 제공

‘카르멘’을 부산 버전으로 만난다면 어떨까?

제9회 부산가을소극장페스티벌이 5일부터 21일까지 펼쳐진다. 부산소극장연극협의회가 지역 연극과 소극장 활성화를 위해 준비한 축제로 8개 소극장에서 릴레이로 개최된다.


5일부터 부산가을소극장페스티벌
부산 버전으로 바꾼 유명 작품들

올해 부산가을소극장페스티벌에서는 ‘부산’을 주요 키워드로 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와 작품을 부산 이야기로 탈바꿈시켜 무대에 올린다. ‘명작 이바구’ 열전이라는 이름으로 부산 특성을 반영하고 부산을 배경으로 재구성·각색 또는 재창작했다.

극단 맥의 ‘내가 조선의 카르멘이다’는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소설 <카르멘>을 각색한 작품이다. 이상미 연출은 조선시대 동래를 배경으로 자유로운 영혼 가르마과 일본 고위 관리 오노세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보여준다. 수영구 남천동 소극장6번출구에서 5~7일 공연한다.

드렁큰씨어터는 아돌 푸가드의 ‘아일랜드’를 재구성한 작품 ‘담’을 공연한다. 원작에서 섬에 갇힌 두 죄수를 일제강점기 부산에서 감방에 갇힌 두 사람으로 바꿨다. 윤준기 연출은 감형을 놓고 두 죄수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동래구 온천동 열린아트홀에서 7~9일 공연한다.

극단 아센은 ‘펜션 누구나’를 선보인다. 해롤드 핀터 ‘생일파티’를 재구성한 작품으로 송정 바닷가 변두리 펜션 누구나를 무대로 한다. 팬션 이층 방의 주인공 나태환, 그를 보살피는 애자, 정체불명의 황금동과 강도희가 등장하는 이 작품의 연출은 호민이 맡았다. 남구 대연동 하늘바람소극장에서 11~13일 공연한다.

극단 등나무의 ‘책방지기’는 머레이 쉬스갈의 ‘타이피스트’를 재구성했다. 양재영 연출은 보수동 골목을 무대로 바꿔 책방을 운영하는 덕배와 미숙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 주인공에게는 각자 꿈이 있지만 현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15~17일 수영구 남천동 레몬트리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극단 어니언킹은 탄크레드 도르스트의 ‘위험한 커브’를 각색한 ‘해안도로’를 들고 페스티벌에 참여한다. 전상배의 연출로 커브길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로 생계를 이어가는 두 남매 이야기이다. 17~19일 남구 대연동 공간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부두연극단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선보인다. 안준영 연출은 원작을 ‘변신(變身) 변심(變心)’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재창작했다. 부산 연극 현장을 지키는 극단 대표이자 연출가인 상엽이 카프카의 ‘변신’ 공연 준비 중 갑충으로 변해버린다. 벌레로 변한 상엽을 단원들은 저마다의 계산법으로 골방에 가둔다. 수영구 남천동 액터스소극장에서 19~21일 공연한다.

6개 극단의 공연과 함께 지역교류초청공연과 소극장 우수창작희곡 공연도 선보인다. 지역교류초청공연에는 경남 통영 극단 벅수골이 ‘표전 사랑 소리나다’를 무대에 올린다. 13~14일 남구 대연동 용천지랄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소극장 우수창작희곡 공연에는 극단 아이컨텍의 ‘몽키트랩’이 나온다. 2021 여름창작낭독무대 우수작의 정식 공연이 이뤄지는 것이다. 윌리엄 위마크 제이콥스의 ‘원숭이 손’을 재창작한 작품으로 박용희가 연출을 맡았다. 9~11일 남구 대연동 나다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제9회 부산가을소극장페스티벌 공연 작품 관람료는 각 2만 원이다. 패키지 빅4 관람권은 4개 작품 4만 원, 빅8 관람권은 8개 작품 7만 2000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부산소극장연극협의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051-723-2013.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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