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8위 롯데,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시즌 초반 감독교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다사다난’한 2021시즌을 마무리했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즌 최종전을 4-2로 승리, 유종의 미를 거뒀다. 선발투수로 나선 올 시즌 팀의 에이스로 떠오른 박세웅이 최종전 선발투수로 나서 귀중한 승수를 따내며 10승 투수(10승 9패) 반열에 올랐다.

롯데는 65승 8무 72패(승률 0.478), 전체 8위를 기록했다. 막판 기대하던 5강 진입은 끝내 불발되며 4시즌째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달 27~30일 KIA 타이거즈와 LG로 이어진 홈 4연전을 모두 이길 경우 승률 5할을 맞추고 시즌을 마칠 수 있었지만 1승 3패에 그치면서 초라한 성적표에 고개를 숙였다.

65승 8무 72패 승률 0.478 기록
서튼 감독, 젊은 선수 대거 기용
팀 타율 1위, 선발 투수진 부진
소총부대 이미지 벗고 거포 육성을
kt, 삼성 1-0 꺾고 정규리그 우승

올 시즌 롯데를 이야기할 때 시즌 초반 감독 교체를 빼놓을 수 없다. 개막 후 30경기에서 12승 18패를 거두며 꼴찌로 추락하자 롯데는 5월 11일 허문회 감독을 경질했다. 이석환 사장과 성민규 단장 등 구단 프런트는 자신들의 선택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뼈아픈 과정이었지만 신속하고 과감하게 결정했다. 이후 2군을 지도하던 래리 서튼 감독이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서튼 감독은 빠르게 팀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5~6월 과도기를 보낸 롯데는 올림픽 휴식기가 끝난 후 본격적으로 실력을 발휘했다. 이에 힘입어 롯데는 서튼 체제 출범 후 가진 114경기에서 53승 8무 53패로 승률 5할을 맞췄다. 전반기 잃어버린 시간이 없었다면 가을야구도 충분히 노릴만한 실력인 셈이다. 특히 후반기 들어 막바지까지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강을 목표로 추격전을 펼쳐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주축 선수가 없던 포지션의 정비와 젊은 선수들의 등장은 고무적이었다. 우선 안중열-지시완 포수 체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떠난 이후 수년간 지속된 포수 문제의 짐을 덜었다.

후반기 실질적인 에이스로 자리 잡은 이인복의 발견과 후반기 최고의 셋업맨으로 우뚝 선 최준용도 올 시즌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다. 시즌 최종전에서 20홀드 달성에 성공한 최준용은 KIA 이의리에 맞서 29년만에 롯데 출신 신인왕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선발진 붕괴 속에 기회를 부여받은 나균안, 최영환 등 여러 선발 후보를 확보한 덕분에 내년 선발진 운용에 유연성을 확보했다. 또 2군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면 바로 1군 엔트리에 집어넣는 등 1군과 2군의 선순환 구조가 확립된 점도 성과로 평가된다.

반면 내년 시즌을 앞두고 해결해야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10년전 ‘홍대갈 트리오(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가 상징하던 거포 본능을 다시 키워내는 것이 급선무다. 올 시즌 롯데는 10개 구단 중 팀 타율 1위(0.278)를 달렸지만 소총부대에 가까운 탓에 안타를 많이 치고도 점수를 뽑는 게 쉽지 않았다.

내년 시즌을 앞두고 사직 야구장에서는 그라운드 확장공사가 진행된다. 외야 펜스를 지금보다 높이는 등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탈바꿈한다. 장타를 칠 수 있는 거포가 절실해진 것이다.

여기에 팀의 간판스타 손아섭의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 안치홍의 2+2 계약 2년차 종료, 외국인 선수와 외부 FA 영입 여부 등도 올 겨울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서튼 감독은 “구단의 지원으로 1·2군의 스카우팅, 전력분석 시스템이 많이 바뀌었다”며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의 방향성은 갖고 있는 자원을 충분히 육성하고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이대호, 손아섭, 전준우 등 1군 베테랑 코어 선수를 보완할 젊은 선수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t 위즈는 역사적인 '단일리그 최초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KBO리그 신생 구단의 최단기간 정규시즌 우승 기록을 작성했다. kt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1-0으로 꺾었다.

kt와 삼성은 76승 9무 59패로 정규시즌 144경기 일정을 마쳤고, 이날 1위를 가리는 단판 승부를 했다. kt는 이날 승리로 7개월 대장정의 최종 승자가 됐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