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첫발 내디딘 ‘위드 코로나’, 자유만큼 책임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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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5시를 기해 방역과 일상이 공존하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가 시작됐다.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1년 9개월가량 지속했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코로나와 일상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방역 체계가 전환된 것이다. 비록 1단계이지만 유흥시설을 제외한 식당·카페 등 대부분의 영업장에 대한 운영 제한이 풀리고 24시간 영업도 가능해졌다. 확진자 폭증 등 돌발 변수가 없다면 1일 1단계, 12월 13일 2단계, 내년 1월 24일 3단계 등 6주 간격으로 3단계 개편이 시작된다. 국내 최초의 확진자가 발생한 지 652일,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249일 만에 내딛는 일상회복의 첫걸음이어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신규 확진자 확산 등 불안해도 가야할 길
각자 역할에 코로나·일상 공존 성패 달려

문제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 신규 확진자이다. 31일 신규 확진자 수는 나흘 연속 2000명대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에만 부산서도 54명이 신규 감염됐고, 돌파감염 사례인 경남 창원 요양병원 확진자는 163명으로 늘었다. 핼러윈데이였던 31일엔 제한 인원 이상으로 손님을 받는 등 방역 수칙을 위반한 업소도 잇따라 적발됐다. 서면 일대는 행인이 다니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한다.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 외국의 사례처럼 일상회복 이후 하루 확진자가 5000명 안팎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부는 확진자가 급증할 때 일상회복을 잠시 중단하는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을 시행한다지만 결코 그런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기대와 우려가 섞일 수밖에 없다. 행정적 규제가 완화되는 만큼 개인의 자율성과 책임감은 더 무거워졌다. 특히 성공적인 일상회복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다. 실내외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적극적인 진단검사 등 방역수칙 준수는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계속돼야 할 것이다. 백신 접종증명서나 PCR(유전자증폭검사) 음성확인서를 내야 하는 ‘방역패스’ 시설도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 나 하나쯤 하는 생각으로 방역에 소홀할 경우, 순식간에 대규모 지역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얼마 전 서울에서 자택 치료를 받던 60대 확진자가 병원 이송 지연·정보공유 차질 탓에 숨진 경우도 있었지만, 앞으로 급증할 수밖에 없는 재택환자 관리나 위중증환자 병상과 의료인력 확보에 빈틈없어야 한다. 방역의 최전선이자 주체인 부산시의 노력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부산시는 위드 코로나 바람을 최대한 경제 활성화 기회로 삼는다는 방침을 천명했는데 방역과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천신만고 끝에 맞이한 일상회복의 첫 단추인 만큼 다시 ‘냉혹한 시절’로 돌아가는 일은 없도록 모두가 긴장하고 협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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