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김문숙 부산 민족과여성 역사관 이사장 별세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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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과여성 역사관 김문숙 이사장. 부산일보DB 민족과여성 역사관 김문숙 이사장. 부산일보DB

김문숙 한국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 회장이 지난달 29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대구 출신의 김 이사장은 이화여대 약학과와 경북대 중등교육양성소 지리과를 이수한 뒤 경남 진주여고 교사를 지냈다. 이후 대한적십자 부녀봉사특별자문위원과 1981년 부산여성경제인연합회 회장, 1986년 부산여성의전화 개설 운영위원장을 지냈다. 1990년 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 회장을 맡으면서 정신대 문제 실상을 알리는 데 매진했다.

1995년 부산성폭력피해상담소장, 1998년 부산여성연대회의 회장을 거쳐 2004년부터 직접 만든 부산 민족과여성 역사관의 이사장을 지냈다.


영화 '허스토리'의 실존 인물 민족과여성 역사관 김문숙 이사장. 부산일보DB 영화 '허스토리'의 실존 인물 민족과여성 역사관 김문숙 이사장. 부산일보DB

1992년부터 정신대 피해 할머니들과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고소장을 제출해 26차례나 일본을 오가며 재판을 시작했는데 이때의 경험이 영화 '허스토리'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부산 위안부 소녀상 제작의 마중물을 부었고, 일본이 위안부 책임을 일부 인정한 '관부재판'을 이끌었다. 여행사를 하며 모은 개인 돈으로 운영한 부산 민족과여성 역사관은 청소년 등의 역사의식을 일깨웠다.


김문숙 이사장. 부산일보DB 김문숙 이사장. 부산일보DB

2009년 유관순상을 받은 김 이사장은 생전 "바라는 것은 일본의 사과뿐이다. 일본 총리는 아직도 사과하지 않았다. 정말 일본은 용서할 수 없는 나라”라고 분노했으나 결국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더욱 강력하게 위안부에 대한 정식 사과를 요구했으면 좋겠다”고 생전에 강조했다.

김 이사장의 발인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강남성모병원에서 진행됐다. 유가족 측은 부산시 등과 협의해 부산 수영구에 있는 민족과 여성 역사관에 추모 공간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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