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급성 담낭염, 수술은 필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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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화 동아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아이를 낳는 것처럼 통증이 심한 질환, ‘담도산통’이라고도 하는 ‘급성 담낭염’이다. 급성 담낭염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우상복부, 즉 오른쪽 갈비뼈 밑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통증이다. 흔히 발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신체 진찰 중 오른쪽 갈비뼈 밑을 눌렀을 때 통증을 느끼며, 심한 경우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의 통증을 보이기도 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명치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데, 증상과 진찰만으로는 위장 질환과 감별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때는 간단한 복부 초음파 검사로 복통 원인이 급성 담낭염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다.

담낭염은 식습관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콜레스테롤, 지방, 탄수화물이 대거 포함된 고칼로리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담석 발생율이 높다. 반면 장기간 금식이나 과도한 식단 조절을 통한 급격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에는 담즙 성분의 변화와 함께 담낭의 운동성이 떨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담낭 내 담즙이 정체되면서 결석이 생기고 급성 담낭염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고칼로리 음식뿐만 아니라 무리한 식단 조절과 금식은 피하고, 채소 같은 식이섬유 등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담석으로 인한 급성 담낭염 예방에 효과적이다.

담석으로 인한 급성 담낭염의 경우 항생제와 진통제를 사용하면 증상이 좋아지곤 한다. 하지만 증상이 좋아졌다 해도 담낭을 절제하지 않으면 담석이 그대로 남아 있어 통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담석으로 인해 황달이나 췌장염 같은 합병증도 생길 수 있다.

수술이 두려워 담낭절제를 미루다 나중에 수술하는 경우에는 염증과 유착으로 인해 복강경수술이 어려워지고, 개복수술을 해야 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담석으로 인한 급성 담낭염이 발생하면 가급적 빨리 담낭을 절제해 주는 것이 좋다.

담낭을 절제하면 소화가 안 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대부분 쓸개즙이 소화제 역할을 한다고 알고 있어서다. 쓸개즙은 다른 말로 담즙이라 하는데, 담즙은 담낭이 아니라 간에서 만들어진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도라는 길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어 지방을 소화시키고 흡수하는 소화제 역할을 한다.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했다가 식사 때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실제 담낭이 없더라도 소화제 역할을 하는 담즙의 생성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수술 후 일시적으로 지방이 많이 포함된 식사를 하면 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으며, 담즙이 저장되지 못하고 한꺼번에 많은 양이 장으로 유입되면서 잦은 설사를 호소할 수 있다. 이런 소화불량과 설사는 수술 후 시간이 지나 몸이 적응하면서 호전을 보여,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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