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 약물유전자검사 한 번이 일생을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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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메드 신재국 대표

“태어날 때 약물유전자검사 한 번만 하면 평생 약물 부작용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부산의 바이오 벤처기업 에스피메드(SPMED) 신재국(인제대 약물유전체연구센터장) 대표이사는 ‘전 국민의 약물유전자검사’ 실현이 자신의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약물유전자검사란 유전자검사를 통해 각 개인의 유전자 특성을 분석해 개인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약물 부작용이나 치료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이다. 정밀 맞춤형 약물치료의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유전자 분석해 약물 부작용 최소화
최적의 효과 내는 맞춤형 처방 가능
추가 투자·인력 확보 통해 외연 확대

“특정 질병 치료를 위해 동일한 약물을 처방하더라도 일부 환자에겐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치료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는 개인의 유전자 특성과 상관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요산증이나 통풍 치료에 사용하는 ‘알로푸리뇰’이란 약물은 특정 유전형을 가진 환자가 복용할 경우 심각한 피부 이상반응을 일으킵니다. 이와 같은 차이를 유발하는 원인을 규명해 최적의 약물 처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야가 약물유전자검사입니다”. 사람 유전자는 평생 안 바뀌기 때문에 출생할 때 유전자검사를 한 번만 받으면 일생 약물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 미국에선 연간 222만 명 이상이 심각한 약물 부작용을 경험하고, 이 중 10만 6000여 명이 사망한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연 43만여 명이 의약품 부작용을 겪는다고 한다.

에스피메드는 약물유전자검사의 기술, 데이터, 노하우가 가장 집적·특화된 국내 기업이다. 에스피메드의 모체는 인제대 약물유전체연구센터다. 신 대표는 벤처기업 대표 이전에 인제대병원 임상약리학 교수이자 2013년 설립된 약물유전체연구센터의 책임자이기도 하다.

“5년 전 대학 약물유전체연구센터에서 함께 일하던 연구원들이 노동법 규정 탓에 떠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연구개발은 사람이 곧 기술인데, 이들이 그만두면 오랜 시간 축적해온 기술이 소실되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직접 회사를 차려 일자리를 만들고, 맞춤형 약물치료 기술의 실용화에 매진하게 됐습니다.” 후진들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고민이 자칫 사장될 위기에 처했던 국내 약물유전자검사의 기반 기술을 살리고, 아시아권 선도 기술로 발전하게 된 원동력이 된 셈이다.

에스피메드의 또 다른 선진 기술은 ‘in vitro ADME’ 서비스다. ADME는 약물의 체내 흡수, 분포, 대사, 배설의 영문 머릿자로, 약물동태를 파악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체내 약물 용법을 결정하는 기술이다. 이는 성공적인 신약 개발을 위한 핵심 자료가 된다. “에스피메드는 미국, 유럽, 일본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모든 ADME 자료 생성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민간 기업입니다”. 신 대표의 말에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스피메드는 최근 60억 원 투자를 유치했고, 계획대로 성장한다면 내년 후반에 추가 투자를 받을 예정이다. 신 대표는 의과학자를 넘어 경영인으로서의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회사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3년 뒤엔 최소 300명 이상의 인재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얼마 전 에코델타시티 내 2000평 부지 매입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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