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상품 재개’ 부풀었던 지역 여행사 “비행기 언제 뜨나”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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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예정된 김해공항과 괌·사이판 정기노선의 운항이 재개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어, 부산 발 해외여행에 희망을 걸었던 지역 여행업계도 푸념하고 있다.

지역 업계에서는 괌·사이판 노선 재개를 앞두고 최근 부산에서 출발하는 해외여행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 달이 넘도록 구체적 운항 일정이 나오지 않자, 지역 여행사들은 ‘수도권 여행사들에 시장을 뺏길 수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노선 운항을 재개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산 출발 괌·사이판 상품 봇물
주 1~2회 운항에 7박 8일 일정
내년 1~2월 출발 푸껫도 준비
김해 국제선 안 열려 ‘발 동동’
업계 “재개 일정 빨리 결정하라”

2일 부산지역 여행업계와 부산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김해공항과 괌·사이판 정기노선을 시작으로 김해공항 해외 노선이 확대된다는 소식에 괌, 사이판, 푸껫 등 3곳을 중심으로 해외여행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부산에서 출발하는 괌·사이판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괌·사이판 상품의 일정은 7박 8일로 기존 4박 5일 일정보다 길게 잡혔다. 운항 횟수가 주 1~2회이며 현지에서 격리 기간도 있어 여행 일정이 길게 나올 수밖에 없다. 사이판의 경우 여행자들은 입국 후 5일 동안 리조트 내에서 격리를 해야 한다. 호텔이나 리조트에서는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지만, 외부 출입은 불가능하다. 다만, 사이판 마리아나주 정부가 현지 PCR 검사비와 리조트 내 격리 시 숙박비 1500달러 상당을 부담하면서 여행비는 100만 원대로 책정됐다. 괌 노선은 주 1회 운항될 예정이다. 괌은 한국과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협약을 맺지 않았지만 자유롭게 여행이 가능하다. 물론 입국 시 PCR 검사 음성 확인서가 필요하다. 또 내년 1~2월 부산에서 출발하는 푸껫 상품도 등장했다. 주 2회 3박 5일, 4박 5일 일정이다.

이처럼 지역 여행업계에서는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해외 노선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며 다양한 여행 상품을 준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홍보만 할 뿐 판매나 영업 활동을 제대로 벌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초 김해공항과 괌·사이판 노선 재개가 확정된 이후 거의 한 달이 지났지만, 정확한 운항 스케줄과 김해공항 노선 확대에 따른 세부적 검역 지침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여행사들은 정확한 여행 일정을 짜는 데에도 애를 먹고 있다.

무엇보다 김해공항 정기 노선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사이 수도권 업체들에게 괌·사이판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이미 인천공항 노선을 기반으로 괌·사이판 여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 지역 여행사 관계자는 “지역 출발 해외여행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직원도 새로 뽑고 여행 상품도 준비하고 있지만 여전히 운항 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속만 태우고 있다”며 “특히 트래블버블로 괌·사이판 현지에도 숙박이나 전세버스 등 수요가 많은데, 이미 인천공항 노선을 확보한 수도권 업체들이 모두 차지해 지역 여행사가 낄 자리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관광협회 관계자는 “해외여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항은 다양한 항공 노선과 구체적 운항 일정이다. 이달 말 예정된 노선조차 정확히 정해지지 않아 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지역 여행업계가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루라도 빨리 노선 재개 일정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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