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러셀스쿨’ 유치… 박형준 영국행 ‘기대 반 우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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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학교 ‘로얄러셀스쿨’을 부산으로 유치하기 위해 박형준 부산시장이 내달 영국 런던으로 향한다.

로얄러셀스쿨 본교에서 법적 효력을 갖는 MOA(업무합의각서)를 체결하면 2019년 논의가 시작된 이후 지지부진하던 부산캠퍼스 건립이 사실상 확정된다. 이르면 2024년 여름에 개교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달 MOA… 사업 급물살 탈 듯
글로벌 캠퍼스 물거품 사례 많아

2일 부산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다음 달 영국 런던 남부에 위치한 로얄러셀스쿨 본교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박 시장은 부산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로얄러셀스쿨 등 3자 간 MOA를 체결한다.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내 외국교육기관용지에 2024년 8월 로얄러셀스쿨 부산캠퍼스를 설립한다는 내용이다.

영국 왕실이 직접 후원하는 학교인 로얄러셀스쿨은 본교 학생의 절반 가량이 매년 세계 100위권 이내 대학에 진학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학교는 부산캠퍼스를 건립해 유치원·초·중·고교 과정(K-12)을 운영한다. 전교생 1200~1300명 규모로 전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국제학교지만, 할당제를 운영해 최소 300여 명의 내국인 학생도 입학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2019년 11월 부산캠퍼스 설립을 위해 로얄러셀스쿨 등과 MOU(업무협약)를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퇴 등으로 그동안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내달 예정된 MOA가 체결된다면 사업 추진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부산에 글로벌 캠퍼스 건립을 약속했던 외국 대학이나 학교가 하나같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미국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대학, 영국 브라이튼 칼리지 등과 같이 법적 구속력 없는 MOU를 앞세워 홍보하고, 부동산 시장만 들쑤시다 물거품이 된 선례가 많다.

부산시와 로얄러셀스쿨 측은 ‘이번엔 다르다’는 입장이다. 앞선 사례에서는 본교가 아닌, 국내 학교법인이 무리하게 외국 학교를 유치하려 했었다는 것이다. 내국인 학생 유치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외국 대학의 비수도권 분교라는 점도 한몫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산시와 로얄러셀스쿨 본교의 건립 의지가 강하고, 법적으로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학교 측과 요구 사항들을 조율해가며 접점에 거의 이르렀다”며 “이번 MOA를 통해 설립과 운영에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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