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A 컬렉션, 미술관 보고(寶庫) 들여다보기] 139. 작가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도시 풍경, 김민정 ‘Any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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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배경이 된 풍경은 시끄러운 공사장 모습이지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이 느껴지는 듯하다. 화면 전반이 옅은 하늘색의 파스텔 톤으로 처리되어 있어 차분하고 고요함마저 느껴진다.

김민정은 부산대 예술학부를 졸업하고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젊은 작가이다. 미술 작가들이 주변과 일상의 이야기를 하고 사회적 이슈를 작품에 담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나,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관점의 창작물이 만들어진다. 김민정의 회화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시의 풍경을 잠시나마 작가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작가는 건물이나 공사 현장의 특정 부분만 확대해서 그리거나 배경을 뿌옇게 처리하는 등, 작가의 시선에 따라 다르게 포착된 풍경에 자신만의 색감을 더한다. 작가의 주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다른 시선으로 풍경을 보게 만든다.

김민정의 회화는 대개 개발되는 도시의 풍경을 그린 것이다. 소멸과 생성이 무한 반복되는 도시의 모습은 변화가 많은 장면이지만 무미건조함을 느끼기 쉽다. 창백한 회색 건축물이 대부분인 화면에 소리가 담겼다면,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공사장의 소음들로 거부감이 느껴질 법한 장소가 연상된다. 하지만 그의 풍경에서는 다른 도시 생태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보다 감성적으로 접근하여 도시 속에 숨겨진 이상의 이미지를 화면에 담기도 하고, 작가의 감정을 이입하기도 한다. 실제 풍경과 사뭇 다른 김민정의 도시의 풍경이 ‘상상의 도시’ 이미지라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실제로 노을 질 무렵이나 새벽안개가 스밀 때, 작가가 스쳐보았던 ‘순간’의 이미지이기도 하다. 작품 ‘Anywhere’(2015)는 부산시립미술관의 전시 ‘오노프ONOOOFF’에 출품되어 있다. 가상 전시 공간의 제일 마지막에 설치되어 있어, 공간을 탐색하다 보면 작가만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황서미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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