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이성과 지식이 인간 삶과 번영, 증진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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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계몽 / 스티븐 핑거

은 이성 과학 휴머니즘 진보를 말하는 책이다. 이들을 아우르는 하나의 용어가 ‘계몽’이다. 이성과 지식이 인간의 삶과 번영을 증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옹호하는 거다.

세상은 나아졌는가. 인간은 믿을 수 있는가. 이 물음 앞에서 저자는 75개의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인간을 믿자, 세상은 나아졌다, 라고 주장한다. 75개의 데이터는 생명 건강 식량 부 평등권 환경 평화 안전 테러리즘 민주주의 지식 등과 관련된 것들이다.

그는 ‘계몽’을 새롭게 정의한다. 과학에서 엔트로피 발견으로 인간은 근대 계몽기와는 다른 깊이를 획득했다고 한다. 우주는 완전하지 않으며, 잘못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거다. 우주, 세계, 인간은 결함투성이지만 인간은 개선을 꾀할 수 있는 씨앗을 계속 만들어왔다는 거다. 그 씨앗들은 표현의 자유, 비폭력, 협동, 세계주의, 인권, 인간의 오류 가능성 인정, 그리고 과학 교육 언론 민주정 국제기구 등이다. 이게 ‘계몽’의 근거이자 요소다.

저자는 불평등과 기후 문제에 대해 낙관주의를 펼친다. 해결할 수 있다는 거다. ‘반세기에 걸친 혼란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생태적 자살로 이어지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걷고 있지 않다.’ 불평등도 과도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런 대목에서 오만한 미국 스타일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가 ‘계몽’을 꺼내든 것은 트럼프 같은 선동주의를 경계하고 이성을 옹호하기 위해서란다. 우리는 완벽한 세계를 갖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세계를 계속 개선해 나가야 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그것에는 동의할 수 있을 거 같다. 스티븐 핑거 지음/김한영 옮김/사이언스북스/864쪽/5만 원.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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