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헌법이란 무엇인가 / 정만희

정만희 동아대 명예교수는 헌법학을 전공해 40년 가까이 대학교수로 재직했다. 2년 전 그는 정년퇴직하면서 동료·후배 교수와 제자들에게 “정년 후에는 일반 시민 독자층을 위한 헌법 책을 몇 권 집필하고 싶다”고 종종 말하곤 했다.

일반인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시민교양헌법과 한국헌법의 역사에 관한 책을 발간해 헌법의 상식과 지식의 보급에 기여할 수 있다면 커다란 보람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평소 생각이었다. 그중 한 권이 이번에 세상에 나왔다. 바로 <우리에게 헌법이란 무엇인가>이다.

‘대한민국 헌법’의 전문(前文)과 본문 제1조에서부터 제130조까지의 모든 조항에 관한 해설서이다. 책은 헌법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시민교양헌법의 의도로 집필했다. 저자는 특히 헌법재판소의 주요 판례들에 집중했다. 판례들은 축적되면서 헌법 해석의 기준과 방향에 관한 중요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정치과정에서 제기되는 주요 논쟁이나 국민적 관심사는 거의 예외 없이 헌법문제로 귀결된다. 그 때문에 국민들은 어렴풋이나마 정치 문제가 곧 헌법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이쯤 되면 이제 우리 사회는 과거 권위주의 체제의 힘의 지배에서 벗어나 헌법이 지배하는 시대로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강조한다. “중요한 것은 헌법이 지배하는 사회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헌법을 만든 우리 국민이 주권자로서 권력 과정을 감시하며 헌법을 수호하려는 ‘헌법에의 의지’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정만희 지음/피앤씨미디어/510쪽/2만 2000원.

정달식 선임기자